고사성어 1453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내어주라는 고사성어 욕금고종(欲擒故縱)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내어주라는 고사성어 욕금고종(欲擒故縱) 한나라 선제(宣帝) 시절 조광한(趙廣漢)이 장안(長安) 경조윤(京兆尹)을 맡고 있을 때의 일이다. 당신 장안의 치안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관아와 도적의 유착관계가 상당해 백성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을 마주한 조광한은 심복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이제 막 부임하여 이곳의 내정을 잘 모르니, 함부로 손을 썼다가는 혼란만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러니 너희가 몰래 정찰을 나가 도적들의 종적과 상황을 파악해주었으면 한다.” 부하들은 그의 분부를 받들어 행동에 옮겼다. 사람을 시켜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라고 한 조광한은 매우 태평해 보였다. 이에 조광한을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여긴 도적들은 더욱 과감히 ..

고사 성어 2020.12.03

군자는 죽더라도 관을 벗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사관불면(死冠不免)

군자는 죽더라도 관을 벗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사관불면(死冠不免) 위(衛)나라 영공(衛靈公)이 죽고 출공(出公)을 왕으로 세웠는데 영공에게 죄를 지어 송(宋)나라로 도망갔던 태자 괴외(蒯聵)가 위나라 대부인 공회를 협박해 조정의 신하들과 짜고 출공을 습격했다. 출공은 노나라로 도망을 가고 괴외가 왕위에 올랐다. 당시 공자가 각별히 아끼는 제자인 자로(子路)가 위(衛)나라 대부 공회의 읍제(邑宰)로 있었다. 이 소식을 듣고 자로는 도성으로 달려갔다. 마침 성문을 나오던 자고(子羔)와 마주쳤는데, 자고는 이미 일이 끝났다며 공연히 들어갔다가 화를 당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자로는 “공회의 녹을 받아먹고 있으니, 그의 환난을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네” 라면서 성으로 들어갔다. 괴외가 있는 곳으로 가니, 마침..

고사 성어 2020.09.26

깨달음 뒤에는 배운 말과 글에 집착하지 말라는 고사성어 사벌동안(捨筏登岸)

깨달음 뒤에는 배운 말과 글에 집착하지 말라는 고사성어 사벌동안(捨筏登岸) 청(淸)나라 시풍(詩風)을 확립했다는 대표적 시인 왕사진(1634-1711)의 향조필기(香祖筆記)에 나오는 말이다. 捨筏登岸(사벌등안) 禪家以爲悟境(선가이위오경) 詩家以爲化境(시가이위화경) 詩禪一致(시선일치) 等無差別(등무차별) “강을 건너 기슭에 이르면 뗏목을 버리라는 비유를 수행자들은 깨달음의 경지로 여기고, 시인들은 입신의 경지로 여기니 시와 선이 한 점에서 만나는 것에 어떠한 차별도 없다.” 강을 건너려면 뗏목이 필요하지만 기슭에 닿고 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남은 일은 언덕을 오르는 일인데 거추장스럽다. 목적을 달성하고 난 뒤에는 도움을 받은 것을 잊으라는 말이다. 뗏목을 메고 언덕을 오를 수 없으니 잊어야 다..

고사 성어 2020.09.02

많은 사람이 좋아하여도 반드시 잘 살펴야 한다는 고사성어 호오필찰(好惡必察)

많은 사람이 좋아하여도 반드시 잘 살펴야 한다는 고사성어 호오필찰(好惡必察) 子曰(자왈) 衆惡之(중오지) 必察焉(필찰언) 衆好之(중호지) 必察焉(필찰언)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많은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잘 살펴보고 많은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라.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에 나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 해도 위선이 있을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보다는 비록 적은 사람이 좋아할 지라도 바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미워한다 해도 모함이 있을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인간에게는 다른 동물과 달리 이성이 있어 합리적으로 사유하고 판단하며 행동한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미워한다는 말을 들으..

고사 성어 2020.08.26

뜻이 굳지 않으면 제 풀에 그만두고 제 스스로 포기하고 만다는 고사성어 자지자기(自止自棄)

뜻이 굳지 않으면 제 풀에 그만두고 제 스스로 포기하고 만다는 고사성어 자지자기(自止自棄) 큰 뜻을 세워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이치를 임금님에게 청한 분이 노수신(盧守愼 1515~1590)이다. 옛 사람들도 높은 산에 올라 수시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웠기 때문이다. 그는 임금님에게 먼저 뜻을 세울 것을 청한 청선입지소(請先立志疏)를 올렸는데 그 상소(上疎)의 한 대목에 뜻을 높이세우라고 한 구절이 있다. 夫志(부지) 氣之帥也(기지수야) 志之所在(지지소재) 氣必至焉(기필지언) 發奮勇猛(발분용맹) 奮迅興起(분신흥기) 乃有用力處(내유용력처) 登山而不志於絶頂(등산이부지어절정) 是爲自止(시위자지) 掘井而不志於極泉(굴정이부지어극천) 是爲自棄(시위자기) 況爲聖賢大德(황위성현대덕) 而志不立(이지불립) 何以哉(하..

고사 성어 2020.07.31

참된 바탕은 바뀌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질진여투(質眞如渝)

참된 바탕은 바뀌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질진여투(質眞如渝)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建德如輪(건덕여륜) 質眞如渝(질진여투) 최상의 덕은 값싼 것처럼 보이고, 질박하고 진실한 것은 도리어 변질된 것으로 보인다.” 군자와 현자는 자신의 바탕대로 말하고 행동을 하지만, 상대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마치 바탕이 바뀐 것처럼 보일 뿐이다. 한 사람의 생각과 말과 행동의 토대가 되는 것이 바탕이다. 이것은 타고난 것뿐만 아니라 후천적으로 노력해서 갖춰진 것까지 아울러 가리킨다. “君子喩於義(군자유어의) 小人喩於利(소인유어리) 군자는 올바름에 밝고 소인은 잇속에 밝다.” 군자는 올바름을 바탕으로 하고 소인은 잇속을 바탕으로 한다는 뜻이다. 군자는 사람을 대할 때나 일을 처리할 때 항상 올바름을 바탕으..

고사 성어 2020.07.28

우리는 날마다 내 마음과 싸운다는 고사성어 일이심투(日以心鬪)

우리는 날마다 내 마음과 싸운다는 고사성어 일이심투(日以心鬪) 성인은 감각이나 지각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온몸에 퍼져 있는 정기와 신기로써 사물을 받아들이고 현상을 느낀다. 그리하여 눈에 안 보이고 귀에 들리지 않는 것, 희미하고 미묘하기 그지없는 것, 참으로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느낀다. 말을 쉽게 내뱉지 않고 머뭇거리는 것도, 엉거주춤하고 우물쭈물하는 듯이 행동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성인은커녕 현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자는 자기 감각과 지각을 지나치게 믿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확신을 낙인처럼 지니고 살며 자기의 판단과 주장을 내세운다. 범부는 고작 자신을 위태롭게 하지만 잘난 지식인은 그 알량한 지식으로 남들까지 위태롭게 한다. 그런 지식인들이 하는 꼴을 장자(莊子) 제..

고사 성어 2020.07.19

가라지를 솎아내고 좋은 싹을 북돋우자는 고사성어 양묘회신(良苗懷新)

가라지를 솎아내고 좋은 싹을 북돋우자는 고사성어 양묘회신(良苗懷新)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계묘년 초봄 옛 집을 그리며(癸卯歲始春懷古田舍)란 시(詩)다. 先師有遺訓 (선사유유훈) 憂道不憂貧 (우도불우빈) 瞻望邈難逮 (첨망막난체) 轉欲志長勤 (전욕지장근) 秉耒歡時務 (병뢰환시무) 解顔勸農人 (해안권농인) 平疇交遠風 (평주교원풍) 良苗亦懷新 (양묘역회신) 雖未量歲功 (수미량세공) 卽事多所欣 (즉사다소흔) 耕種有時歇 (경종유시헐) 行者無問津 (행자무문진) 日入相與歸 (일입상여귀) 壺漿勞近隣 (호장노근린) 長吟掩柴門 (장음엄섭문) 聊爲隴畝民 (료위용무민) 스승께서 가르침 남기셨으니 도를 근심할 뿐 가난은 근심 말라 하셨네. 우러러도 아마득해 못 미치지만 뜻만은 늘 부지런히 하려 한다네. 쟁기 잡고 시절..

고사 성어 2020.07.12

고요함을 익히고 한가로움을 깃들이라는 고사성어 습정투한(習靜偸閑)

고요함을 익히고 한가로움을 깃들이라는 고사성어 습정투한(習靜偸閑) 청나라 사람 주석수(朱錫綬)가 유몽영(幽夢影)의 여운을 이어 펴낸 유몽속영(幽夢續影)에 나온다. 習靜覺日長(습정각일장) 逐忙覺日短(축망각일단) 讀書覺日可惜(독서각일가석) 고요에 익숙해지면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 바쁨만 쫓다 보니 하루가 너무 짧다. 책을 읽으면 하루가 아깝게 여겨진다 習靜(습정) 고요함을 익혀야 하루가 긴 줄 알고, 바쁘게 지내봐야 하루가 짧은 줄 알고, 독서를 해양 하루하루가 아까운 줄 안다고 전해준다. 거품처럼 허망한 바쁨을 쫓지 말고, 내면에 평온한 고요를 깃들이라는 말씀이다. 한가로움을 깃들인다는 것은 바쁘다는 핑계 속에 나날이 침식되어 허물어지는 정신을 붙들어 세우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명(明)나라 사람 육소형(陸..

고사 성어 2020.07.06

비방은 한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온다는 고사성어 방유일순(謗由一脣)

비방은 한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온다는 고사성어 방유일순(謗由一脣) 말이 말을 만든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은 어디나 있게 마련이다. 다산(多山)은 고시(古詩)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聞名若泰山 (문명약태산) 逼視多非眞 (핍시다비진) 聞名若檮杌 (문명약도올) 徐察還可親 (서찰환가친) 讚誦待萬口 (찬송대만구) 毁謗由一脣 (훼방유일순) 憂喜勿輕改 (우희물경개) 轉眠成灰塵 (전면성회진) 들리는 명성이야 태산 같은데 가서 보면 진짜 아닌 경우가 많네 소문은 도올(사람을 해치는 흉악한 짐승)처럼 흉악했지만 가만 보면 도리어 친할 만하지 칭찬은 만 사람 입 필요로 해도 헐뜯음은 한 입에서 말미암는 법이다. 근심, 기쁨 경솔하게 바꾸지 말라 잠깐만에 티끌과 재가 되나니. 세상에는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가짜들이 워낙..

고사 성어 20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