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내어주라는 고사성어 욕금고종(欲擒故縱)

박남량 narciso 2020. 12. 3. 16:26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내어주라는 고사성어 욕금고종(欲擒故縱)

향소국

 

한나라 선제(宣帝) 시절 조광한(趙廣漢)이 장안(長安) 경조윤(京兆尹)을 맡고 있을 때의 일이다. 당신 장안의 치안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관아와 도적의 유착관계가 상당해 백성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을 마주한 조광한은 심복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이제 막 부임하여 이곳의 내정을 잘 모르니, 함부로 손을 썼다가는 혼란만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러니 너희가 몰래 정찰을 나가 도적들의 종적과 상황을 파악해주었으면 한다.”

부하들은 그의 분부를 받들어 행동에 옮겼다. 사람을 시켜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라고 한 조광한은 매우 태평해 보였다. 이에 조광한을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여긴 도적들은 더욱 과감히 날뛰었고 장안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조정대신들은 상소를 올려 조광한의 무능함을 질책했다. 한나라 선제는 상황을 알게 된 후 화가 머리끝까지 나 조광한에게 물었다.
짐은 이 궁 안에서도 성 밖의 도적이 뛴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자네는 대체 어찌 된 것인가?”

조광한은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폐하, 도적의 상황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경거망동하면, 이는 풀을 헤쳐 뱀을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여 신은 일부러 관심을 두지 않은 척한 것입니다. 도적들이 전부 자신을 드러내야 신이 부하가 도적의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쉽고, 그들이 말썽을 피우는 원인도 밝힐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해야 그들을 일망타진하고 감히 발뺌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한 나라 선제는 이야기를 듣고 조광한을 질책하지 않았다. 얼마 후 조광한은 도적의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는 데 성공하여 공격을 개시했고 장안의 도적은 소탕되었다. 조광한은 더 큰 것을 잡기 위해 작은 것을 놓아주는 작전을 썼던 것이다.


중국의 손자병법 삼십육계(三十六計)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욕금고종(欲擒故縱)이다.

욕금고종(欲擒故縱)이란 잡고 싶거든 놓아준다는 뜻으로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버린다는 말이다. 육금고종의 전략에서 금()과 종()은 상충하는 의미가 있다. ()은 목적, 결과를 나타내며 실질적임을 뜻한다면, ()은 방법, 수단을 나타내는 일종의 표상이다. 욕금고종(欲擒姑縱)으로 한자표기를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