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죽더라도 관을 벗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사관불면(死冠不免)
위(衛)나라 영공(衛靈公)이 죽고 출공(出公)을 왕으로 세웠는데 영공에게 죄를 지어 송(宋)나라로 도망갔던 태자 괴외(蒯聵)가 위나라 대부인 공회를 협박해 조정의 신하들과 짜고 출공을 습격했다. 출공은 노나라로 도망을 가고 괴외가 왕위에 올랐다.
당시 공자가 각별히 아끼는 제자인 자로(子路)가 위(衛)나라 대부 공회의 읍제(邑宰)로 있었다. 이 소식을 듣고 자로는 도성으로 달려갔다. 마침 성문을 나오던 자고(子羔)와 마주쳤는데, 자고는 이미 일이 끝났다며 공연히 들어갔다가 화를 당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자로는 “공회의 녹을 받아먹고 있으니, 그의 환난을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네” 라면서 성으로 들어갔다.
괴외가 있는 곳으로 가니, 마침 괴외는 공회와 함께 누대로 올라가고 있었다. 자로는 괴외를 향해 이렇게 소리쳤다.
“태자께서는 공회를 어디에 쓰려 하십니까? 그를 놓아주십시오.”
괴외는 자로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자 자로는 누대에 불을 지르려고 했다. 괴외가 겁에 질려 석기(石乞)와 우염(盂黶)을 보내 자로에 맞서게 했다. 그들의 칼에 갓끈이 끊어지고 갓이 땅에 뒹구는 순간 최후를 감지하고 자로가 말했다.
“君子死(군자사) 冠不免(관불면) 군자는 죽더라도 관을 벗지 않는다.”
자로는 정좌하고 땅에 떨어진 갓을 다시 쓰고 단정하게 갓끈을 매면서 죽음을 맞이했다.
자로가 죽기 전에 남긴 말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사관불면(死冠不免)이다.
사관불면(死冠不免)이란 군자는 죽더라도 관을 벗지 않는다는 말이다. 선비의 도리를 다했다는 강직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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