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날마다 내 마음과 싸운다는 고사성어 일이심투(日以心鬪)
성인은 감각이나 지각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온몸에 퍼져 있는 정기와 신기로써 사물을 받아들이고 현상을 느낀다. 그리하여 눈에 안 보이고 귀에 들리지 않는 것, 희미하고 미묘하기 그지없는 것, 참으로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느낀다. 말을 쉽게 내뱉지 않고 머뭇거리는 것도, 엉거주춤하고 우물쭈물하는 듯이 행동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성인은커녕 현자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자는 자기 감각과 지각을 지나치게 믿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확신을 낙인처럼 지니고 살며 자기의 판단과 주장을 내세운다.
범부는 고작 자신을 위태롭게 하지만 잘난 지식인은 그 알량한 지식으로 남들까지 위태롭게 한다. 그런 지식인들이 하는 꼴을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서 묘사한다. 마음이란 요상한 것이다.
大知閑閑(대지한한) 小知閒閒(소지한한) 大言淡淡(대언담담) 小言詹詹(소언첨첨)
其寐也魂交(기매야혼교) 其覺也形開(기교야형개) 輿接爲搆(여접위구) 日以心鬪(일이심투)
縵者(만자) 窖者(교자) 密者(밀자) 小恐惴惴(소공췌췌) 大恐縵縵(대공만만)
큰 지혜를 지닌 자는 느긋한데 작은 지혜의 사람은 소심하다. 위대한 말은 담담한데 하찮은 말은 요란스럽게 수다를 떤다. 흔히 지식인은 잠을 잘 때는 꿈으로 뒤숭숭하고 깨어 있을 때는 감각과 지각을 쓰느라 날마다 갈등을 일으킨다. 때로는 느긋한 모습을 취하기도 하고, 때로는 깊숙이 자신을 감추기도 하고, 비밀스럽게 쉬쉬하기도 한다. 작은 공포에 벌벌 떨며 기가 죽기도 하지만 큰 공포 앞에서는 오히려 정신을 못 차리고 여유를 부리기도 한다.
장자(莊子)의 제물론(齊物論)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일이심투(日以心鬪)이다.
일이심투(日以心鬪)란 사람들은 더불어 만나 세상일에 얽히니 날마다 마음에 다툼이 있다는 뜻으로 우리는 날마다 내 마음과 싸운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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