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원 꽃시 / 목 련 목 련 용 혜 원 겨우내 기다리던 봄 오는 소리가 온 땅에 가득하다 홀로 견딘 외로움 속에서 돋아난 봄소식을 가득 싣고 찾아온다 그리움이 가득 솟아올라 온 세상을 향하여 숨찬 가슴을 풀어내며 환하게 웃는 너를 바라본다 너를 보고 있으면 네 마음 속에서도 깨끗하게 살고픈 간절한 소망이 피어난.. 꽃시 사랑 2008.04.18
오까자까 세이이찌로오 꽃시 / 벚꽃 벚 꽃 오까자까 세이이찌로오 (일본) 벚꽃이 피었네. 벚꽃은 아름다워. 나의 꽃은 여인처럼. 하나 벚꽃은 과자처럼 먹을 수는 없어요. 여기에 벚꽃의 서글픈 사연이 있습니다. 꽃은 벚꽃 사람은 무사 옛부터 내려오는 얼마나 서글픈 논리인가요. 오늘 나는 아침부터 아니 한 시간 쯤 뻔질나게 만발한 벚.. 꽃시 사랑 2008.04.14
천상병 꽃시 / 갈대 갈 대 천 상 병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꽃시 사랑 2008.04.10
용혜원 꽃시 / 장 미 장 미 용 혜 원 욕심이었습니다. 나만이 소유하기에는 그대를 사랑하지만 사랑을 다 고백할 수 없었습니다. 사랑을 홀로 갖고자 하면 할수록 상처의 아픔이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대를 통하여 사랑의 진실을 알았습니다. 나만의 사랑으로만 만들면 아름다움도 고통으로만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사.. 꽃시 사랑 2008.04.09
송욱 꽃시 / 장 미 장 미 송 욱 장미밭이다 붉은 꽃잎 바로 옆에 푸른 잎이 우거져 가시도 햇살 받고 서슬이 푸르렀다 벌거숭이 그대로 춤을 추리라 눈물에 씻기운 발을 뻗고서 붉은 해가 지도록 춤을 추리라 장미밭이다 피 방울 지면 꽃잎이 먹고 푸른 잎을 두르고 기진하면은 가시마다 살이 묻은 꽃이 피리라 꽃시 사랑 2008.03.27
김춘수 꽃시 / 꽃을 위한 서시 꽃을 위한 서시 김 춘 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이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 꽃시 사랑 2008.03.25
김영랑 시 /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 영 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하게 .. 꽃시 사랑 2008.03.20
꽃시 / 파꽃 파 꽃 이해인 뿌리에서 피워올린 소망의 씨앗들을 엷은 베일로 가리고 피었네 한 자루의 초처럼 똑바로 서서 질긴 어둠을 고독으로 밝히는 꽃 향기조차 감추고 수수하게 살고 싶어 줄기마다 얼비치는 초록의 봉헌기도 매운 눈물을 안으로만 싸매 두고 스스로 깨어 사는 조용한 꽃 꽃시 사랑 2008.03.14
꽃시 / 노랑제비꽃 노랑제비꽃 정호승 가난한 사람들이 꽃으로 피는구나 폭설에 나뭇가지는 툭툭 부러지는데 거리마다 침묵의 눈발이 흩날리고 나는 인생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차가운 벽 속에 어머니를 새기며 새벽하늘 이우는 별빛을 바라보며 나는 사랑하는 인생이 되기로 했다 희망 속에는 언제나 눈물이 있고 .. 꽃시 사랑 2008.03.11
꽃시 / 진달래 진 달 래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꽃시 사랑 2008.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