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 윌리암 워즈워드 꽃시 수 선 화 윌리암 워즈워드(영국) 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나는 홀로 헤매었다. 그때에 나는 갑자기 한 때의 수많은 금빛 수선화를 보았다. 호숫가 나무 밑에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추고 있는. 은하수의 찬란히 반짝이는 별들처럼 연달아 수선화는 호만의 가장자리에 끝없는 줄로 뻗쳐 있.. 꽃시 사랑 2008.07.09
들국화 / 정규화 꽃시 들 국 화 정 규 화 산과 들에서 얻은 것이라면 그리움이라도 되돌려 주고 꽃을 피우거라 찬 서리 맞으며 피었지만 서둘 필요는 없다 우리는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가서 다시 만난다면 오늘보다 더 다정해지겠지 내가 버리지 못하는 그리움도 너의 색깔과 향기도 우리가 흙이 된 다음에는 다 부질없는 .. 꽃시 사랑 2008.07.08
코스모스 / 이형기 꽃시 코 스 모 스 이 형 기 언제나 트이고 싶은 마음에 하야니 꽃 피는 코스모스였다. 돌아서며 돌아서며 연신 부딪치는 물결 같은 그리움이었다. 송두리째-희망도, 절망도, 불타지 못하는 육신 머리를 박고 쓰러진 코스모스는 귀뚜리 우는 섬돌 가에 몸부림쳐 새겨진 어룽이였다. 그러기에 더욱 흐느끼지 .. 꽃시 사랑 2008.07.03
봉숭아 / 김옥자 꽃시 봉숭아 김 옥 자 봉숭아 꽃 물 들이던 갈대 엮은 울타리 밑 내가 심은 그리운 임 지금도 피어 있는지 아버님 쌓은 담장 안에 어머님 향 피어 오르는 내가 떠난 그 후에 누가 꽃을 키우는지 목청 좋은 울 언니 노래 한 곡 심어놓고 솜씨 좋은 내 동생 그림 한 장 묻어놓고 오늘도 생각나는 초가삼간 시골.. 꽃시 사랑 2008.06.27
상사화 / 이해인 꽃시 상 사 화 이 해 인 아직 한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 꽃시 사랑 2008.06.25
달리아꽃 / 이해인 꽃시 달리아꽃 이 해 인 웬 생각이 그리도 많담? 웬 기도가 그리도 오래 걸린담? 달리아는 높이높이 잎을 포개며 가슴마다 하늘을 담네 책을 너무 많이 읽어 잠시 웃음을 잃어버린 성자와 같이 오늘도 경건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한여름을 견디네 꽃시 사랑 2008.06.20
석류꽃 / 이승자 꽃시 석류꽃 이승자 내뱉은 꼭두서니 입술 하나 터뜨렸나 다홍구슬 알알이 쏟아지려나 눈이 신 감이로운 꽃이슬 흥근히 흥근히 고여 넘치리 벌나비도 잠을 설친 후원에 초롱 밝힌 별당 아가씨 첩첩 규방 안에 고개 숙여도 뙤약볕을 노근노근 속으로 들이켰다 가을 하늘 한 조각 깨물고 곤지 찍고 석류잠 꽂.. 꽃시 사랑 2008.06.18
다알리아 / 폴 베르레느 꽃시 다알리아 폴 베르레느 황소 눈처럼 조용히 뜨는 탁한 밤색 눈을 한 딱딱한 유방의 여인이여 너의 커다란 몸은 새 대리석마냥 빛난다. 기름진 풍만한 꽃이여 너희 둘레에는 아무런 향기도 떠돌지 않건만 너희 몸의 명랑한 아름다움은 그 완전한 조화를 펼쳐서 정복을 한다. 너는 말먹이를 널러 오는 여.. 꽃시 사랑 2008.06.17
동백꽃 / 김창식 꽃시 동백꽃 김 창 식 지팡이 던진 바람 깊은 잠 흔들어 붉은 정열은 피를 토해 들고 선다 신비한 봉오리 잎사귀 틈바구니로 비집고 솟아난 그대 설한은 비켜가고 미소로 반기는 하늬바람 돌아볼 겨를없이 피고 지는 반복 속에 얼어붙은 가슴 열어주는 내 뜨거운 사랑이여 꽃시 사랑 2008.06.12
황국 / 손순이 꽃시 황 국 손 순 이 고려청자 살결같은 맑은 하늘 아래서 노오란 미소를 머금고 있다 단아한 모습에 끌려 두손을 맞잡고 다가서니 신새벽 샘물 향기가 난다 군자처럼 고결한 그대 성품을 흠모하여 꽃잎 띄운 차 한잔을 담담히 마신다 국화가 질 때쯤 서늘한 갈바람에 가슬가슬 말려 베겟 속에 넣어두고 그.. 꽃시 사랑 2008.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