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 유소례 꽃시 석류 유소례 석류는 만개 된 노을빛 새콤달콤 물집을 끌어안고 한 울안의 가족 '이별 없기' 다짐을 하나 가을 앞에 몸과 몸 사이 그어진 물금 툭툭 벌어져 헤어져야 하는 귓속말 눈물이 그렁그렁 어차피 너와 나는 한 알, 한 알 손잡고 가지 못할 석류 알 하나. 꽃시 사랑 2008.11.04
호박꽃 / 이해인 꽃시 호박꽃 이해인 아이를 많이 낳아 키워서 더욱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엄마 같은 꽃 까다롭지 않아 친구가 많은 게야 웬만한 근심 걱정은 다 묻어 버린 게야 호들갑을 떨지 않고서도 기쁨을 노래할 줄 아는 꽃 사랑의 꿀 가득 담고 얻든지 뻗어 가는 노오란 평화여 순하디순한 용서의 눈빛이여. 꽃시 사랑 2008.10.27
할미꽃 / 오정방 꽃시 할미꽃 오 정 방 나이를 묻지마소 날 때부터 할미라오 꽃이라 불러주니 그나마도 황송하오 수줍어 부끄러운양 고개숙인 할미꽃 오정방시인 홈페이지 꽃시 사랑 2008.10.23
설중매 / 오정방 꽃시 설중매 雪中梅 오정방 매화야 제 철 만나 변함없이 피었건만 강설은 어이하여 시샘하듯 덮치는가 매화꽃 어디로 가고 눈꽃만이 피었네 매화꽃 망울망울 터질듯이 맺혔건만 사랑의 눈꽃송이 감싼듯이 품은듯이 보듬고 어루만지니 보란듯이 피더라 오정방 시인 홈페이지 꽃시 사랑 2008.10.21
갈대 / 오정방 꽃시 갈 대 오정방 미풍에도 흔들려주는 순종 어쩌다 강풍이 몰아칠 때도 심한 몸살을 앓을지언정 결코 꺾이지 않는 그 의지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는 겸손과 우러러 하늘을 쳐다봐도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는 그 순수 아, 나는 오늘 갈대밭에 서고 싶다. 그의 동무가 되어주고 싶다. 꽃시 사랑 2008.09.18
달맞이꽃 아가씨 / 유소례 꽃시 달맞이꽃 아가씨 유소례 하얀 낮달이 하늘에 뜨면 달맞이꽃 아가씨 가슴에 콩 튄다 동구 밖 모퉁이에 마음 앉혀놓고 기다림의 피 달굼 입술 노랗게 불탄다 쪽빛 밤하늘에 은하수 타고 흐르는 달빛이 금사 꽃술방에 불을 켠다 새벽이 맞도록 달빛에 몸 섞어 춤추는 달맞이꽃 아가씨 노오란 드레스가 아.. 꽃시 사랑 2008.09.12
목련은 어찌하여 꽃부터 피는가 / 오정방 꽃시 목련은 어찌하여 꽃부터 피는가? 오정방 계절에 떠밀려 발가 벗고 겨우내 찬 비 바람 눈 몰아칠 때도 인고의 시간을 잘 견뎌내며 장승처럼 서있던 너, 목련 너도 이제 만물이 생동하는 봄을 맞았구나 너의 숨소리 듣지 못하여 너의 손짓 알아채지 못하여 무심했던 발길이 부끄러운데 너는 죽은듯 살아 .. 꽃시 사랑 2008.09.08
자목련 / 박경현 꽃시 자목련 박경현 이글거리는 보랏빛 정욕 내뿜다 오르가슴 한번 제대로 못 느낀 처연한 곤충이어라. 눈보라 차디찬 바람 용히도 이겨내고 한 뼘 봄기운 조급히 즐기려는 조바심의 멍울이어라. 그 뉘를 향한 우직한 수줍음인가? 그 뉘를 찾는 기름진 용솟음인가? 그 뉘를 달랠 처절한 몸부림인가? 꽃시 사랑 2008.09.03
들국 / 김용택 꽃시 들국 김용택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무슨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 꽃시 사랑 2008.08.21
모란 / 이 몽 희 꽃시 모 란 이 몽 희 누구를 위로하려고 여기에 온 것 아닙니다 누구에게 희망을 주려고 여기서 핀 것 아닙니다 지나가다 잠깐 스치는 눈길 가만히 이름 불러주는 목소리가 그리워 천년을 살 듯 목을 늘이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꽃시 사랑 200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