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수선화 / 윌리암 워즈워드 꽃시

박남량 narciso 2008. 7. 9. 18:12

 

       수     선     화


       윌리암 워즈워드(영국)


       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나는 홀로 헤매었다.

       그때에 나는 갑자기 한 때의

       수많은 금빛 수선화를 보았다.

       호숫가 나무 밑에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추고 있는.


       은하수의 찬란히 반짝이는

       별들처럼 연달아

       수선화는 호만의 가장자리에

       끝없는 줄로 뻗쳐 있었다.

       한 눈에 보아 천인가 만인가

       흥겨워 춤추며 고개를 간들걸이고.


       그 옆의 물결도 춤추었지만, 반짝이는 물결이

       수선화의 흥보다 나을 수야.

       이토록 명랑한 무리에 섞여

       시인으로서 어찌 아니 유쾌할손.

       나는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그 광경에서

       무슨 값진 것을 얻었는지는 별로 생각 않고.


       가끔 멍하니, 아니면 생각에 잠겨

       침대에 누워 있을 때면

       그 수선화들이 심안에 번쩍인다.

       고독의 축복인 그 눈에.

       그러면 내 마음은 기쁨으로 차서

       수선화와 함께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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