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들국화 / 정규화 꽃시

박남량 narciso 2008. 7. 8. 12:30

 

   들   국   화



   정 규 화


   산과 들에서 얻은 것이라면

   그리움이라도

   되돌려 주고 꽃을 피우거라

   찬 서리 맞으며 피었지만

   서둘 필요는 없다

   우리는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가서

   다시 만난다면

   오늘보다 더 다정해지겠지

   내가 버리지 못하는 그리움도

   너의 색깔과 향기도

   우리가 흙이 된 다음에는 다 부질없는 것

   바람이 불거든 억새풀처럼 드러 누워 보고

   달빛이 밝거든 하얀 꽃송이 뒤에

   몸을 숨기거라

   그래도 가끔 마음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

   오늘처럼 나를 불러다오

   부를 때마다 달려와서

   네 꽃송이 위에 내 마음 두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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