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 천국으로 가는 버스 천국으로 가는 버스 나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그 정류장을 향해 지금도 앞만보고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아직은 이를 거리도, 닿을 시간도 아닌가보지만 오래지 않아 그 정류장에 도착하여 내가 타고가야할 버스를 조용히 기다리게 될 것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을 그 시간, 그 정류장, 나는 거기.. 삶의 묵상 2008.10.23
설중매 / 오정방 꽃시 설중매 雪中梅 오정방 매화야 제 철 만나 변함없이 피었건만 강설은 어이하여 시샘하듯 덮치는가 매화꽃 어디로 가고 눈꽃만이 피었네 매화꽃 망울망울 터질듯이 맺혔건만 사랑의 눈꽃송이 감싼듯이 품은듯이 보듬고 어루만지니 보란듯이 피더라 오정방 시인 홈페이지 꽃시 사랑 2008.10.21
묵상 / 용서의 계절 용서의 계절 새롭게 주어지는 시간 시간을 알뜰하고 성실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쓸데없이 허비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함께 사는 이들에게 바쁜 것을 핑계삼아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못하고 듣는 일에 소흘 하며 건성으로 지나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 삶의 묵상 2008.10.14
묵상 / 그대가 진정 사랑한다면 그대가 진정 사랑한다면 그대가 진정 사랑한다면 사랑을 함부로 고백하지 말아요. 모든 열매들이 소리없이 꽃피고 소리없이 열매를 맺듯이 진실한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어요. 그대가 진정 사랑한다면 날 지켜봐 주어요. 한 순간으로 전부를 안다고 할 수는 없어요. 사랑은 기쁠 때보다는 아.. 삶의 묵상 2008.10.13
묵상 / 어느 노인의 고백 어느 노인의 고백 하루 종일 창 밖을 내다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 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 펄럭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이왕이면 외로움도 눈.. 삶의 묵상 2008.10.07
묵상 /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사람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사람 자기들이 살아온 삶은 소설로 쓰면 몇 권쯤은 될 것이라 하면서도 남의 삶에는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들의 울타리는 조금만 건드려도 온갖 분노를 터트리면서도 세상에 가기 같은 천사는 없다고 스스로 찬사를 보내는 거룩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혼자만의.. 삶의 묵상 2008.10.06
갈대 / 오정방 꽃시 갈 대 오정방 미풍에도 흔들려주는 순종 어쩌다 강풍이 몰아칠 때도 심한 몸살을 앓을지언정 결코 꺾이지 않는 그 의지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는 겸손과 우러러 하늘을 쳐다봐도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는 그 순수 아, 나는 오늘 갈대밭에 서고 싶다. 그의 동무가 되어주고 싶다. 꽃시 사랑 2008.09.18
달맞이꽃 아가씨 / 유소례 꽃시 달맞이꽃 아가씨 유소례 하얀 낮달이 하늘에 뜨면 달맞이꽃 아가씨 가슴에 콩 튄다 동구 밖 모퉁이에 마음 앉혀놓고 기다림의 피 달굼 입술 노랗게 불탄다 쪽빛 밤하늘에 은하수 타고 흐르는 달빛이 금사 꽃술방에 불을 켠다 새벽이 맞도록 달빛에 몸 섞어 춤추는 달맞이꽃 아가씨 노오란 드레스가 아.. 꽃시 사랑 2008.09.12
묵상 / 그리움도 삶에 약이 됩니다 그리움도 삶에 약이 됩니다 그대는 아름다워야 합니다 나에겐 그리움이 있는 걸 보면 세상에 걸맞지 않는 고독한 사람일까요 거리를 나서면 다정하게 걷는 사람도 많지만 살아감의 힘겨움 때문에 얼굴에 그늘진 사람도 많습니다 그대는 행복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 몰려가고 몰려오는 시냇.. 삶의 묵상 2008.09.10
목련은 어찌하여 꽃부터 피는가 / 오정방 꽃시 목련은 어찌하여 꽃부터 피는가? 오정방 계절에 떠밀려 발가 벗고 겨우내 찬 비 바람 눈 몰아칠 때도 인고의 시간을 잘 견뎌내며 장승처럼 서있던 너, 목련 너도 이제 만물이 생동하는 봄을 맞았구나 너의 숨소리 듣지 못하여 너의 손짓 알아채지 못하여 무심했던 발길이 부끄러운데 너는 죽은듯 살아 .. 꽃시 사랑 2008.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