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까 치 꽃 / 이해인 봄 까 치 꽃 글 / 이 해 인 까치가 놀러 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 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 부끄러워 하늘색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뻤던 봄 노래처럼 .. 꽃시 사랑 2006.07.16
물망초 / 이해인 물 망 초 글 / 이 해 인 오직 나를 위해서만 살아달라고 나를 잊어선 안 된다고 차마 소리 내어 부탁하질 못하겠어요 죽는 날까지 당신을 잊지 않겠다고 내가 먼저 약속하는 일이 더 행복해요 당신을 기억하는 생의 모든 순간이 모두가 다 꽃으로 필 거예요 물이 되어 흐를 거예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htt.. 꽃시 사랑 2006.07.06
달맞이꽃 / 이해인 달 맞 이 꽃 당신은 아시지요 달님 당신의 밝은 빛 남김없이 내 안에 스며들 수 있도록 이렇게 얇은 옷을 입었습니다 해질녘에야 조심스레 문을 여는 나의 길고 긴 침묵은 그대로 나의 노래인 것을 달님 맑고 온유한 당신의 그 빛을 마시고 싶어 당신의 빛깔로 입었습니다. 끝없이 차고 기우는 당신의 .. 꽃시 사랑 2006.06.22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이해인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글 / 이 해 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 꽃시 사랑 2006.06.19
석류꽃 / 이해인 석 류 꽃 글 / 이해인 지울 수 없는 사랑의 화인(火印) 가슴에 찍혀 오늘도 달아오른 붉은 석류꽃 황홀하여라 끌 수 없는 사랑 초록의 잎새마다 불을 붙이며 꽃으로 타고 있네 이해인 꽃시집/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꽃시 사랑 2006.06.07
등꽃 아래서 / 이해인 등 꽃 아 래 서 글 / 이 해 인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라빛 꽃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 꽃시 사랑 2006.06.04
능소화 연가 / 이해인 능소화 연가 글 / 이 해 인 이렇게 바람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나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 꽃시 사랑 2006.06.02
수국을 보며 / 이해인 수 국 을 보 며 글 / 이 해 인 기도가 잘 안 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 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꽃시 사랑 2006.05.22
석 류 / 이 해 인 석 류 글 / 이 해 인 참았다가 참았다가 터지는 웃음소리 바람에 익힌 가장 눈부신 환희를 엎지르리라 촘촘히 들어박힌 진(眞)홍(紅)의 찬미기도 껍질째로 쪼개어 준 가을별 바람이 좋아 까르르 쏟아지는 찬란한 웃음소리 꽃시 사랑 2006.05.17
분꽃에게 / 이해인 분 꽃 에 게 글 / 이 해 인 사랑하는 이를 생각할 때마다 내가 누리는 조그만 천국 그 소박하고도 화려한 기쁨의 빛깔이네 붉고도 노란 -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땅에서도 태양과 노을을 받아 안고 그토록 고운 촛불 켜 들었구나 섣불리 말해 버릴 수 없는 속 깊은 지병(持病) 그 끝없는 그리움과 향기.. 꽃시 사랑 2006.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