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까 치
꽃
글 / 이 해 인
까치가 놀러 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 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
부끄러워
하늘색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뻤던 봄
노래처럼
다시 불러보는
너.
봄까치꽃
잊혀져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나도 너처럼
그렇게 살면 좋겠네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이해인 꽃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