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 제비꽃연가 제 비 꽃 연 가 이 해 인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 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속엔 하늘이 출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세상은 아름.. 꽃시 사랑 2007.09.10
튤립 / 이해인 튤 립 글 / 이 해 인 가까이 다가서면 피아노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은 튤립 무엇을 숨겨 둔 것일까? 항상 다는 펼치지 않고 조심스레 입 다문 모습이 더욱 황홀하여라 슬픔 중에도 네 앞에선 울 수 없구나 어둠과 우울함은 빨리 떨쳐 버리라며 가장 환한 웃음의 불을 켜서 내게 당겨 주는 꽃 꽃시 사랑 2007.01.27
수선화 / 이해인 수 선 화 글 / 이 해 인 초록빛 스커트에 노오란 블라우스가 어울리는 조용한 목소리의 언니 같은 꽃 해가 뜨면 가슴에 종을 달고 두 손 모으네 향기도 웃음도 헤프지 않아 다가서기 어려워도 맑은 눈빛으로 나를 부르는 꽃 헤어지고 돌아서도 어느새 샘물 같은 그리움으로 나를 적시네 꽃시 사랑 2007.01.18
개나리 / 이해인 개 나 리 글 / 이 해 인 눈웃음 가득히 봄 햇살 담고 봄 이야기 봄 이야기 너무 하고 싶어 잎새도 달지 않고 달려나온 네 잎의 별꽃 개나리꽃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길게도 늘어뜨렸구나 내가 가는 봄맞이 길 앞질러 가며 살아 피는 기쁨을 노래로 엮어 내는 샛노란 눈웃음 꽃 꽃시 사랑 2007.01.03
동백꽃이 질 때 / 이해인 동백꽃이 질 때 글 / 이 해 인 비에 젖은 동백꽃이 바다를 안고 종일토록 토해내는 처절한 울음소리 들어보셨어요? 피 흘려도 사랑은 찬란한 것이라고 순간마다 외치며 꽃을 피워냈듯이 이제는 온몸으로 노래하며 떨어지는 꽃잎들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거부하고 편히 살고 싶은 나의 생각들 쌓이고 쌓.. 꽃시 사랑 2006.11.18
모란꽃의 말 / 이해인 모 란 꽃 의 말 글 / 이 해 인 좁은 땅에 있어도 이왕이면 큰마음으로 살고 싶답니다 강물을 데려오고 바다를 불러다가 철철 넘치는 깊이와 넓이로 그렇게 한세상을 살고 싶은 나의 염원이 커다란 꽃잎으로 피어난 거예요 향기도 넓게 퍼지는 거예요 어서 와 내 곁에 앉아 보세요 두려워서 오므렸던 당.. 꽃시 사랑 2006.11.07
백일홍 편지 / 이해인 백 일 홍 편 지 글 / 이 해 인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모든 만남은 생각보다 짧다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 부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 지금부터 백 일만 산다고 생각하면 삶이 조금은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처음 보아도 낯설지 않은 고향친구처럼 편하게 다가오는 백일홍 날마다 무지갯빛 편지를 족두리에 .. 꽃시 사랑 2006.11.03
장미의 기도 / 이해인 장미의 기도 글 / 이 해 인 피게 하소서 주님 당신이 주신 땅에 가시덤불 헤치며 피흘리는 당신을 닮게 하소서 태양과 바람 흙과 빗줄기에 고마움 새롭히며 피어나게 하소서 내 뾰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 되지 않게 하시며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는 기쁨을 알게 하소서 주님 당신 한 분 믿고.. 꽃시 사랑 2006.10.26
안개꽃 / 이해인 안 개 꽃 글 / 이 해 인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꽃시 사랑 2006.10.25
패랭이꽃 추억 / 이해인 패랭이꽃 추억 글 / 이 해 인 희랍 대리석처럼 희고 깨끗한 얼굴을 가졌던 세레나 언니에게서 열다섯 살의 생일에 처음으로 받았던 한 다발의 패랭이꽃 연분홍, 진분홍, 하양 꽃무늬만큼이나 황홀한 꿈을 꾸었던 소녀 시절 누군가에게 늘 꽃을 건네는 마음으로 살고 싶었다 아니 한 송이의 진짜 꽃이 .. 꽃시 사랑 200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