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향 / 이해인 꽃시 천리향 이 해 인 어떤 소리보다 아름다운 언어는 향기 멀리 계십시오 오히려 천리밖에 계셔도 가까운 당신 당신으로 말미암아 내가 꽃이 되는 봄 마음은 천리안 바람 편에 띄웁니다 깊숙이 간직했던 말 없는 말을 향기로 대신하여 ..... 꽃시 사랑 2008.08.04
은방울꽃 / 이해인 꽃시 은방울꽃 이 해 인 삶이란 종소리를 듣는 기쁨인가요? 오늘도 살아있다고 종을 치세요 작게 낮게 그러나 당당하게! 가슴에 쌓인 노래들이 마침내 터져나와 조롱조롱 달려 있는 하얀 기쁨들 원하시면 드릴게요 종소리와 함께 암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님의 쾌유를 빌면서 기도 바칩니다. 이해인 수녀님.. 꽃시 사랑 2008.08.01
민들레의 연가 / 이해인 꽃시 민들레의 연가 이해인 은밀히 감겨 간 생각의 실타래를 밖으로 풀어 내긴 어쩐지 허전해서 날마다 봄 하늘에 시를 쓰는 민들레 앉은뱅이 몸으로는 갈 길이 멀어 하얗게 머리 풀고 얇은 씨를 날리면 춤추는 나비들도 길 비켜 가네. 꽃씨만한 행복을 이마에 얹고 해에게 준 마음 후회 없어라. 혼자서 생.. 꽃시 사랑 2008.07.24
묵상 / 당신에게 당신에게 흠뻑 젖으실래요? 슬퍼도 울 줄 모르는 당신 기뻐도 웃을 줄 모르는 당신 오늘은 한 번 실컷 젖어 보세요 젖어서 외쳐 보세요 나는 젖어 있다 나는 살아 있다 진정 젖어서 살아 뛰는 당신의 힘찬 목소리를 나는 꼭 한 번 듣고 싶거든요 시 / 이 해 인 삶의 묵상 2008.07.01
상사화 / 이해인 꽃시 상 사 화 이 해 인 아직 한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 꽃시 사랑 2008.06.25
묵상 / 잎사귀 명상 잎사귀 명상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 있다 마주나기잎 어긋나기잎 돌려나기잎 무리지어나기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 삶의 묵상 2008.06.23
달리아꽃 / 이해인 꽃시 달리아꽃 이 해 인 웬 생각이 그리도 많담? 웬 기도가 그리도 오래 걸린담? 달리아는 높이높이 잎을 포개며 가슴마다 하늘을 담네 책을 너무 많이 읽어 잠시 웃음을 잃어버린 성자와 같이 오늘도 경건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한여름을 견디네 꽃시 사랑 2008.06.20
묵상 / 사랑의 사람들이여 사랑의 사람들이여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두 사람이 꽃과 나무처럼 걸어와서 서로의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오랜 기다림 끝에 혼례식을 치르는 날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라 둘이 함께 하나 되어 사랑의 층계를 오르려는 사랑의 사람들이여 하얀 혼례복처럼 아.. 삶의 묵상 2008.06.13
묵상 / 우리의 말이 향기로우면 삶 또한 향기롭다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 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하소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리 없는 험담과 헛된 소문을 실어나르지 않는 깨끗한 마음으로 깨.. 삶의 묵상 2008.05.17
묵상 / 어떤 기도 어떤 기도 주님, 저는 늘 제 귀를 기쁘게 하는 좋은 소리만 듣고 싶어하지만 일부러라도 귀를 아프게 하는 책망과 훈계와 충고의 말을 깊이 새겨듣고, 즐겨 청할 수 있는 성숙한 지혜를 키워가게 하소서. 꿀맛처럼 달디달지만 유혹이 되는 칭찬과 찬미의 말은 두려워하고 씀바귀 맛처럼 씁쓸하지만 약.. 삶의 묵상 2008.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