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 정광화 꽃시 매화(梅花) 정 광 화 겨울 찬바람에 동화(同和)된 찬달 아래 처연히 조응(照應)된 매화 숭고한 기세에 적설(積雪)에 놀란 설화(雪花)는 한월(寒月)을 굴복시키고 활화산 같은 향기 쩌렁쩌렁 칼끝처럼 뾰족하게 억 겹이 터졌다 월광(月光)에 젖은 별들의 노래를 엮어 춘풍(春風)이 계절에 피어오른 아찔한.. 꽃시 사랑 2008.07.30
모란 / 김성춘 꽃시 모 란 김 성 춘 그의 자줏빛 정원은 깊다 바람이 불 때마다 보일 듯 말 듯한 자줏빛 그의 영혼 시간이 아무리 가도 지워지지 않는다 내 젊음의 상처 봄날 아침처럼 생생하다 오늘 내 발끝까지 씻어 내리는 자줏빛 그의 순결 자줏빛 그의 하늘 봄날 아침 손을 잡는다 꽃시 사랑 2008.07.22
달리아꽃 / 이해인 꽃시 달리아꽃 이 해 인 웬 생각이 그리도 많담? 웬 기도가 그리도 오래 걸린담? 달리아는 높이높이 잎을 포개며 가슴마다 하늘을 담네 책을 너무 많이 읽어 잠시 웃음을 잃어버린 성자와 같이 오늘도 경건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한여름을 견디네 꽃시 사랑 2008.06.20
용혜원 꽃시 / 목 련 목 련 용 혜 원 겨우내 기다리던 봄 오는 소리가 온 땅에 가득하다 홀로 견딘 외로움 속에서 돋아난 봄소식을 가득 싣고 찾아온다 그리움이 가득 솟아올라 온 세상을 향하여 숨찬 가슴을 풀어내며 환하게 웃는 너를 바라본다 너를 보고 있으면 네 마음 속에서도 깨끗하게 살고픈 간절한 소망이 피어난.. 꽃시 사랑 2008.04.18
송욱 꽃시 / 장 미 장 미 송 욱 장미밭이다 붉은 꽃잎 바로 옆에 푸른 잎이 우거져 가시도 햇살 받고 서슬이 푸르렀다 벌거숭이 그대로 춤을 추리라 눈물에 씻기운 발을 뻗고서 붉은 해가 지도록 춤을 추리라 장미밭이다 피 방울 지면 꽃잎이 먹고 푸른 잎을 두르고 기진하면은 가시마다 살이 묻은 꽃이 피리라 꽃시 사랑 2008.03.27
꽃시 / 해당화 해 당 화 한 용 운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 꽃시 사랑 2008.02.08
김선우 꽃시 / 할미꽃 할 미 꽃 - 김 선 우 - 키 작은, 햇볕을 탐하지 않아 아주 작은 그녀는 발목 밑을 떠도는 바람의 한숨을 듣지 하필 무덤가 같은 곳에서 그녀와 마주칠 때 사람들은 말하지 다소곳한 자태! 더러는 그녀에게서 외진 데 거하는 이의 슬픔을 읽기도 하지 그럴 때면 그녀는 어깨 더욱 곱수그려 삐딱하게 머리.. 꽃시 사랑 2008.01.11
조병화 꽃시 목련화 목 련 화 조 병 화 철학개론이랑 마라. 면사포를 벗어 버린 목련이란다. 지나간 남풍이 서러워 익잖은 추억같이 피었어라. 베아트리체보다 곱던 날의 을남이는 흰 블라우스만 입으면 목련화이었으라. 황홀한 화관에 4 월은 오잖은 기다림만 주어 놓고 아름다운 것은 지네, 지네. 호올로, 조병화 경기도 .. 꽃시 사랑 2007.11.21
서정주 꽃시 목화 목 화 서 정 주 누님 눈물겨웁습니다. 이 우물물 같이 고이는 푸른 속에 다수굿이 젖어 있는 붉고 흰 목화꽃은 누님 누님이 피우셨는지요? 퉁기면 울릴 듯한 가을의 푸르름엔 바윗돌도 모두 바스라져 내리는데 ..... 저, 마약과 같은 봄을 지내어서 저, 무지한 여름을 지내어서 질갱이 풀 거슴길을 오르.. 꽃시 사랑 2007.11.14
이해인의 시 상사화 상 사 화 이 해 인 아직 한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 꽃시 사랑 2007.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