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 이해인 찔 레 꽃 글 / 이 해 인 아프다 아프다 하고 아무리 외쳐도 괜찮다 괜찮다 하며 마구 꺾으려는 손길 때문에 나의 상처는 가시가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남모르게 내가 쏟은 하얀 피 하얀 눈물 한데 모여 향기가 되었다고 사랑은 원래 아픈 것이라고 당신이 내게 말하는 순간 나의 삶은 누구와도 바꿀 수 .. 꽃시 사랑 2006.05.04
능소화 / 송연우 능 소 화 글 / 송 연 우 살금살금 태산목 껍질에 잔 뿌리 내린다 바늘 틈을 파고드는 뜨거운 애착 오르고 월담해야 들어갈 수 있는 또 다른 세상 헛잡은 삶이 넌출 진다 팔 벋으면 하늘도 잡힐 듯 그러나 벋은 만큼 멀어지는 그리움 허공을 감으며 부딪치고 찢기는 아픔을 꽃그늘에 앉아 써보네 노을에.. 꽃시 사랑 2006.05.01
민들레 / 류시화 민 들 레 글 / 류 시 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 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 꽃시 사랑 2006.04.27
백목련 진다 / 김선우 백 목 련 진 다 글 / 김선우 이상하다, 계곡을 몰아쳐오는 눈보라 저 눈꽃떼를 어디서 만났던가 꽃으로 오기 전 네가 눈보라였다면 나는 무엇이었나 청명한 봄 한나절 돌연 단전 밑이 서늘해지고 내장을 따라 들어선 계곡에 꽃, 잎새도 없이 만개한 적멸보궁 얼음 녹아 아지랑이 흐르는데 왜 너는 그토.. 꽃시 사랑 2006.04.25
이 봄엔 행복 하소서 / 이응윤 이 봄 엔 행 복 하 소 서 글 / 이 응 윤 나와 당신으로 하여금 우리 하나가 되려는 당신이 이 봄에 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세워 달라는 말보다 나를 받치는 당신의 가슴 꽃 피우기에 내게는 이 봄꽃보다 더 겨운 눈물 꽃입니다 때로는 타오르는 격정도 녹이어 수줍은 얼굴, 때아닌 싸늘한 날 파르르 .. 꽃시 사랑 2006.04.20
분꽃 / 김선우 분 꽃 글 / 김 선 우 ' 사바 '라는 말 참 예뻐서 사바세계에 살고 싶었지요 ' 사바 '라는 말 참 예뻐서 그 여자 못을 들어 제 가슴 찔렀지요 흰분홍노랑 못들을 박고 그 여자 여무는 까만 눈둥자 제 가슴 가만히 들여다보았지요 못들이 이렇게 많으니 곧 꽃이 피겠구나 못자국 깊어진 오후 네시였지요 http:.. 꽃시 사랑 2006.04.18
능소화 / 김선우 능 소 화 글 / 김 선 우 꽃 피우기 좋은 계절 앙다물어 보내놓고 당신이나 나나 참 왜 이리 더디 늙는지 독하기로는 당신이 나보다 더한 셈 꽃시절 지날 동안 당신은 깊이 깊이 대궁 속으로만 찾아들어 나팔관 지나고 자궁을 거슬러 당신이 태어나지 않을 운명을 찾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어머니를 죽이.. 꽃시 사랑 2006.04.08
노랑제비꽃 / 정호승 노 랑 제 비 꽃 글 / 정 호 승 가난한 사람들이 꽃으로 피는구나 폭설에 나뭇가지는 툭툭 부러지는데 거리마다 침묵의 눈발이 흩날리고 나는 인생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차가운 벽 속에 어머니를 새기며 새벽하늘이 우는 별빛을 바라보며 나는 사랑하는 인생이 되기로 했다 희망 속에는 언제나 눈물.. 꽃시 사랑 2006.04.05
목 련 / 류 시 화 목 련 글 / 류 시 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 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 꽃시 사랑 2006.03.30
무화과나무의 꽃 / 박라연 무 화 과 나 무 의 꽃 글 / 박라연 나는 피고 싶다. 피어서 누군가의 잎새를 흔들고 싶다. 서산에 해지면 떨며 우는 잔가지 그 아픈 자리에서 푸른 열매를 맺고 싶다 하느님도 모르게 열매 떨어진 꽃대궁에 고인 눈물이 하늘 아래 저 민들레의 뿌리까지 뜨겁게 적신다 적시어서 새순이 툭툭 터져오르고 .. 꽃시 사랑 200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