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이 질 때 / 이해인 동백꽃이 질 때 글 / 이 해 인 비에 젖은 동백꽃이 바다를 안고 종일토록 토해내는 처절한 울음소리 들어보셨어요? 피 흘려도 사랑은 찬란한 것이라고 순간마다 외치며 꽃을 피워냈듯이 이제는 온몸으로 노래하며 떨어지는 꽃잎들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거부하고 편히 살고 싶은 나의 생각들 쌓이고 쌓.. 꽃시 사랑 2006.11.18
아네모네 꽃 피네 / 이정원 아네모네 꽃 피네 글 / 이정원 그 여자 지하에 살지요 어둠은 질 좋은 식량이에요 퀴퀴한, 목선을 층층으로 꺾은 그 기형의 늙은 여자 어둠을 모아요 옆구리를 길 밖으로 풀어 고양이를 기다려요 지붕에서 난간으로 난간에서 지하로 고양이 눈알이 떨어져요 꺾어진 층층 목선마다 눈알이 고여요 늙은 .. 꽃시 사랑 2006.11.14
들국화 / 천상병 들 국 화 글 / 천상병 산등성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 꽃시 사랑 2006.11.12
패랭이꽃 패 랭 이 꽃 글 / 류 시 화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 꽃시 사랑 2006.11.10
모란꽃의 말 / 이해인 모 란 꽃 의 말 글 / 이 해 인 좁은 땅에 있어도 이왕이면 큰마음으로 살고 싶답니다 강물을 데려오고 바다를 불러다가 철철 넘치는 깊이와 넓이로 그렇게 한세상을 살고 싶은 나의 염원이 커다란 꽃잎으로 피어난 거예요 향기도 넓게 퍼지는 거예요 어서 와 내 곁에 앉아 보세요 두려워서 오므렸던 당.. 꽃시 사랑 2006.11.07
백일홍 편지 / 이해인 백 일 홍 편 지 글 / 이 해 인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모든 만남은 생각보다 짧다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 부릴 이유는 하나도 없다 지금부터 백 일만 산다고 생각하면 삶이 조금은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처음 보아도 낯설지 않은 고향친구처럼 편하게 다가오는 백일홍 날마다 무지갯빛 편지를 족두리에 .. 꽃시 사랑 2006.11.03
장미의 기도 / 이해인 장미의 기도 글 / 이 해 인 피게 하소서 주님 당신이 주신 땅에 가시덤불 헤치며 피흘리는 당신을 닮게 하소서 태양과 바람 흙과 빗줄기에 고마움 새롭히며 피어나게 하소서 내 뾰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 되지 않게 하시며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는 기쁨을 알게 하소서 주님 당신 한 분 믿고.. 꽃시 사랑 2006.10.26
안개꽃 / 이해인 안 개 꽃 글 / 이 해 인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꽃시 사랑 2006.10.25
정습명 의 패랭이꽃 패 랭 이 꽃 世愛牧丹紅 세애목단홍 栽培滿院中 재배만원중 誰知荒草野 수지황초야 亦有好花叢 역유호화총 色透村塘月 색투촌당월 香傳壟樹風 향전롱수풍 地僻公子少 지벽공자소 嬌態屬田翁 교태속전옹 사람들 모란의 붉음 좋아하여 뜰 안에 가득 가꾸고 있구나 누가 알랴, 거친 초야에도 예쁜꽃 .. 꽃시 사랑 2006.10.12
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해바라기 연가 글 / 이 해 인 내 생애가 한 번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 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 꽃시 사랑 200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