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샤퍼의 실망에 대한 두려움 실망에 대한 두려움 낙엽지는 거리를 그대와 함께 거닐며 문득 나 진정 그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혔습니다. 순간 현기증이 일어 나는 눈을 감고 멈춰 서야만 했습니다. 생기를 되찾은 봄 새처럼 즐겁게 얘기하던 그대는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지요. 우정의 등 돌림이 준 실망 .. 삶의 묵상 2008.01.13
김선우 꽃시 / 할미꽃 할 미 꽃 - 김 선 우 - 키 작은, 햇볕을 탐하지 않아 아주 작은 그녀는 발목 밑을 떠도는 바람의 한숨을 듣지 하필 무덤가 같은 곳에서 그녀와 마주칠 때 사람들은 말하지 다소곳한 자태! 더러는 그녀에게서 외진 데 거하는 이의 슬픔을 읽기도 하지 그럴 때면 그녀는 어깨 더욱 곱수그려 삐딱하게 머리.. 꽃시 사랑 2008.01.11
김선우 꽃시 / 매발톱 매발톱 - 김 선 우 - 야생화 전시장에서 산 거라고, 먼 곳에서 자그만 매발톱풀을 공들여 포장해 보내왔습니다 그 누구의 살점도 찢어보지 못했을 푸른 매발톱 한 석달 조촐하니 깨끗한 얼굴이더니 깃털 하나 안 남기고 날아가버렸습니다 매발톱풀을 아랫녘 밭에 묻어주러 나간 날은 이내가 파근하게 .. 꽃시 사랑 2008.01.09
이해인의 꽃시 장미의 기도 장미의 기도 이 해 인 피게 하소서 주님 당신이 주신 땅에 가시덤불 헤치며 피흘리는 당신을 닮게 하소서 태양과 바람 흙과 빗줄기에 고마움 새롭히며 피어나게 하소서 내 뾰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 되지 않게 하시며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는 기쁨을 알 게 하소서 주님 당신 한 분 믿고 사.. 꽃시 사랑 2007.12.11
이해인 꽃시 들국화 들 국 화 이 해 인 꿈을 잃고 숨져 간 어느 소녀의 넋이 다시 피어난 것일까 흙냄새 풍겨 오는 외로운 들길에 웃음 잃고 피어난 연보라빛 꽃 하늘만 믿고 사는 푸른 마음속에 바람이 실어다 주는 꿈과 같은 얘기 멀고 먼 하늘 나라 얘기 구름 따라 날던 작은 새 한 마리 찾아 주면 타오르는 마음으로 노.. 꽃시 사랑 2007.12.04
이해인 꽃시 수국을 보며 수국을 보며 이 해 인 기도가 잘 안 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 푸르디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 꽃시 사랑 2007.12.04
이해인 꽃시 동백꽃에게 동백꽃에게 이 해 인 네가 있어 겨울에도 춥지 않구나 빛나는 잎새마다 쏟아 놓은 해를 닮은 웃음소리 하얀 눈 내리는 날 붉게 토해내는 너의 사랑 이야기 노란 꽃밥 가득히 눈물을 담고 떠날 때는 고운 모습 그대로 미련없이 무너져 내리는 너에게서 우린 모두 슬픔 중에도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을 배.. 꽃시 사랑 2007.12.03
김상옥 꽃시 봉선화 봉 선 화 김 상 옥 비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 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들이던 그날 생각하시리.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 하얀 손가락가.. 꽃시 사랑 2007.12.02
윌리엄 워즈워드 꽃시 수선화 수 선 화 William Wordsworth(영국) 골짜기와 산 위에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나는 홀로 헤매었다. 그때에 나는 갑자기 한 때의 수많은 금빛 수선화를 보았다. 호숫가 나무 밑에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추고 있는. 은하수의 찬란히 반짝이는 별들처럼 연달아 수선화는 호만의 가장자리에 끝없는 줄로 뻗쳐 있었.. 꽃시 사랑 2007.11.28
조병화 꽃시 목련화 목 련 화 조 병 화 철학개론이랑 마라. 면사포를 벗어 버린 목련이란다. 지나간 남풍이 서러워 익잖은 추억같이 피었어라. 베아트리체보다 곱던 날의 을남이는 흰 블라우스만 입으면 목련화이었으라. 황홀한 화관에 4 월은 오잖은 기다림만 주어 놓고 아름다운 것은 지네, 지네. 호올로, 조병화 경기도 .. 꽃시 사랑 2007.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