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자매의 무덤에서 핀 인동초(금은화)

박남량 narciso 2007. 6. 18. 11:49



자매의 무덤에서 핀 인동초(금은화)



인동초는 그 이름도 많은데
꽃의 수술이
할아버지 수염과 같다고 하여 노옹수
꽃잎이 펼쳐진 모양이
해오라기 같다고 하여 노사등
꿀이 있으니 밀보등
귀신을 다스리는 효험있는
약용식물이라 하여 통령초라고도 한다.
서양에서는
꽃잎의 모양을 두고 트럼펫꽃(trumpet flower)
풍부한 꿀을 분비하는 것을 두고
허니 써클(honeysuckle)이라고도 한다.



옛날 어느 부부가 쌍둥이를 낳았는데
두 딸이 너무 예뻐서
언니는 금화(金花)
동생은 은화(銀花)라고 이름을 지었다.
금화와 은화는 우애있고 착하게 잘 자라
어느덧 시집갈 나이가 되었지만
서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고집을 피웠다.



그래서 부부가 몹시 걱정을 하고 있던 중
어느날 갑자기
언니 금화가 열이 심하게 나면서
얼굴과 몸이 온통 붉게 되었다.
의원을 불렀지만 의원은
이것은 열병으로 약이 없다라는
말만 할 뿐 치료를 포기하였다.
결국 언니 금화는
동생 은화의 간호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며칠 뒤 동생 은화도 역시
언니와 같은 병을 앓다가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부모에게
저희들은 비록 죽지만 죽어서라도
열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초가 되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다음 해 두 자매의 무덤에서
이름 모를 싹이 자라고 있었는데
여름에 노란색 꽃과 흰 꽃이 피었는데
처음 필때는 흰색이었다가
점점 노란색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얼마 후 마을에 열병이 돌았는데
그때 마을 사람들은
그 꽃을 달여 먹고 낫게 되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 꽃을
언니와 동생의 이름을 합해서
금은화(金銀花)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민족 전통술 역사에도 인동초가 있다.
조선 영조 왕대의 관찰 팔도지리지인
여지도서에는 충청도 부여현 진공편에서
부여지역 특산품으로 인동초(금은화)가
진상됐다는 기록이 있을만큼
혹독한 추위가 몰아쳐도
굳건한 모습으로 파란잎을 떨구지 않고
강인한 생명력을 보이는 부여의 인동초는
백제를 대표하는 역사 깊고 귀한 식물이다.
백제인들은 이런 인동초의 절개를 숭상하여
인동주를 빚어 마시고
선비의 기개를 함양하기 위해
인동꽃 무늬의 책보자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꼬이면서 뻗은 모양은 벽화무늬로도 쓰였고
백제무령왕의 관식이나
와당에도 인동무늬가 쓰였다.
또 고구려 중묘 벽화나
중화지역의 진파리 1호 고분 벽화에서도
인동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통일신라시대에도 인동당초평와당이라하여
기와 문양이 있는 등
인동의 무늬를 아로새긴
기와나 청자를 볼 수 있다



인동초의 꽃말은
부성애, 우애, 헌신적인 사랑,  
슬퍼하고 있는 당신이 매우 좋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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