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숭배라는 꽃말을 가진 해바라기

박남량 narciso 2007. 5. 3. 10:33


숭배라는 꽃말을 가진 해바라기



아침에 동쪽을 향해 몸을 돌리며
어둠 속에서 찬란하게 떠오를 해를 기다리고
저녁 노을이 질 때까지 계속 해를 향해 움직이는
해가 지고 캄캄한 밤이 되어도 실망하지 않는
해바라기는 다시 해가 뜰 것을 굳게 믿고 있다.



옛날 어느 곳에 금슬 좋은 부부가 살았다.
그러나 남편은 일찍 죽고 말았다.
젊은 나이에 홀로 된 부인은
남편이 그리워서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입맛도 없어서 먹는 것도 시원치 않았으며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고민하다 못하여 점장이를 찾아갔다.



「 좋은 방법이 있지」
「죽은 남편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구요.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인은 복채를 듬뿍 내어 놓았다.
점장이는 곁눈으로 복채를 보면서
「 해바라기씨로 기름을 짜서 등잔불을 밝혀라.
그리고 베개에 남편이 입고 쓰던 갓과 옷을
입혀라. 그런 뒤에 베개가 남편이다 생각하고
밤새 마주보고 있노라면 남편이 보일 것이다」
부인은 점장이가 시킨대로 하였다.



해바라기씨를 구해서 기름을 짜
등잔불을 밝히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사흘 동안을 마주보고 있었다.
사흘째 되던 날 밤이었다.
남편의 모습을 한 베개가 벌떡 일어났다.
그러더니 베개가 부인 앞을 다가왔다.
과부는 너무나 놀라서 기절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 남편이 보고 싶다는
말을 안하였다고 한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숭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