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상대의 계책을 역이용한다는 고사성어 장계취계(將計就計)

박남량 narciso 2016. 11. 2. 13:13


상대의 계책을 역이용한다는 고사성어 장계취계(將計就計)



제갈량(諸葛亮 181 - 234)이 다시금 위(魏)나라 정벌 길에 나서서 기산 앞에 진지를 세웠다. 이에 조진(曹眞 ? - 231)이 황급히 위나라 군주에게 상황이 매우 위급함을 보고했다. 조예(曹叡 205 - 239)가 사마의(司馬懿 179 - 251)를 불러 대책을 논의하자 사마의(司馬懿 )는 이런 의견을 냈다.


"제가 계산해 보건대 촉나라 군의 군량은 딱 한 달치밖에 없습니다. 그러하니 틀림없이 속히 전쟁을 시작하려 들 것입니다. 우리는 장기간 방어전을 벌이면서 전쟁에 응하지 않는 것이 유리합니다. 폐하께서는 조진에게 명령하여 각 길목을 굳게 지키라 하시고 절대 촉군을 상대하지 않게 하십시오. 그러면 한 달도 못 돼 제갈량이 스스로 물러날 것입니다."

조진(曹眞)은 명을 받은 후 방어전만 할 뿐 전혀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갈량(諸葛亮)도 속수무책인 이때 정탐꾼이 돌아와 위(魏)나라의 마차 수천대가 군량을 싣고 지나간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군량 수송관 손례(孫禮 ? - 250))의 지휘 아래 기산의 서쪽까지 이르렀다는 보고도 올렸다. 그러자 제갈량(諸葛亮)이 웃으며 말했다.

"이것은 위나라 장수들이 우리 측에 군량이 모자랄 것으로 예측하고서 낸 계책이요. 그리고 저 마차 안에 실은 것은 군량이 아니라 분명히 불에 잘 타는 인화물질일 겁니다. 위군은 이 계책으로 우리가 양식을 탈취하도록 유인한 다음 그 틈을 이용해 우리 진지를 습겨하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將計就計(장계취계) 이 계략을 역이용할 수 있지요."

제갈량(諸葛亮)은 당장 마대(馬岱)와 마충(馬忠), 위연(魏延 등 각 장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한편 위(魏)나라 장수 손례(孫禮)는 마차를 끌고 서산에 매복한 채로 촉(蜀)나라 군사들이 들이닥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밤이 깊어 야경이 되자 마대(馬岱)는 삼천 군마를 이끌고 달려와 마차에 불을 놓았다.

손례(孫禮)는 어느새 마대(馬岱), 마충(馬忠)에게 둘러싸여 안팎으로 협공당했고 위(魏)나라 군사는 크게 패해 그 가운데 손례(孫禮)만 간신히 포위를 뚫고 도망칠 수 있었다. 그때 멀리서 큰 불길이 일어난 것을 확인한 위(魏)나라 장수 장호(張虎)는 곧 악침과 함께 촉(蜀)나라 진지로 달려왔다. 그러나 촉(蜀)나라 진지는 텅 비어 있었다.

순간 속은 사실을 알고 급히 군사를 돌리려 했으나 이미 퇴로가 끊긴 상태였다. 장호와 악침은 악전고투하며 포위를 뚫고 간신히 자기 진지로 돌아왔지만 자신들의 진지는 이미 촉(蜀)나라에 넘어가 있었다.  


삼국지(三國志)의 이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장계취계(將計就計)이다.

장계취계(將計就計)란 상대의 계략을 역이용한다는 뜻으로 상대의 계책을 이용하여 자기의 계책을 쓴다는 말이다. 계책이 없을 때는 적의 계책을 빌려야 하며 남의 재간을 내 재간으로 만들고 남의 계책을 이용하여 내 계책을 성공시킨다는 의미이다.<꽃사진: 팔손이나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