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지킨다는 고사성어 묵적지수(墨翟之守)

박남량 narciso 2016. 10. 28. 13:18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지킨다는 고사성어 묵적지수(墨翟之守)



자기와 남을 구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자신에 대해서와 같이 사랑한다면 이 세상에 다툼은 없어지고 인간은 평화로운 생활을 누릴 수가 있어 천하의 큰 이로움(天下之大利)이라고 주장한 전국시대 주(周)나라의 사상가이며 겸애교리설(兼愛交利說 또는 兼愛說)과 비전론(非戰論)을 주창한 묵자(墨子 BC480-390)의 이야기이다.

초(楚)나라의 도읍에 도착한 묵자(墨子)는 공수반(公輸盤)을 찾아갔다. 그가 초왕(楚王)을 위해 운제계(雲梯械)라는 새로운 공성기(攻城機) 즉 성을 공격하는 기계를 만들어 송(宋)나라를 치려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북방에 나를 모욕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대가 나를 위해 죽여 줄 수 없겠소?"

그러자 공수반(公輸盤)은 불쾌한 얼굴로 대답했다.

"나는 의(義)를 중히 여기는 만큼 살인은 안하오."

"사람 하나 죽이지 않는 게 의(義)라면 왜 죄 없는 송(宋)나라 백성을 죽이려 하시오?"

묵자(墨子)의 말에 답변이 궁해진 공수반(公輸盤)은 묵자(墨子)를 초왕(楚王) 앞으로 안내했다.

"전하, 새 수레를 소유한 사람이 이웃집 헌 수레를 훔치려 하고 비단옷을 입은 사람이 이웃집 누더기를 훔치려 한다면 전하께서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겠나이까?"

"그건 도벽이 있어서 그럴 것이오."

"하오면, 사방 오천리 넓은 국토에다 온갖 짐승과 초목까지 풍성한 초나라가 사방 오백리밖에 안 되는 가난한 송나라를 치려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옵니까?"

"과인은 단지 공수반의 운제계를 한번 실험해 보려 했을 뿐이오?"

"하오면, 외신(外臣)이 여기서 그 운제계에 의한 공격을 막아 보이겠나이다."

이리하여 초왕(楚王) 앞에서 기묘한 공방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묵자(墨子)는 허리띠를 풀어 성 모양으로 사려 놓고 나뭇조각으로 방패를 만들었다. 공수반(公輸盤)은 모형 운제계(雲梯械)로 아홉 번 공격했다. 그러나 묵자(墨子)는 아홉 번 다 굳게 지켜냈다. 이것을 본 초왕(楚王)은 묵자(墨子)에게 송(宋)나라를 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묵자(墨子)의 公輸盤篇(공수반편)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묵적지수(墨翟之守)이다.

묵적지수(墨翟之守)란 묵적의 지킴이란 뜻으로 자기 의견이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지킨다는 말이다. 또는 융통성이 없음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꽃사진: 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