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물고기의 어물전이라는 고사성어 고어지사(枯魚之肆)
중국 도가(道家)의 대표적 인물인 장자(莊子 BC369-BC286)는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웠다. 하루는 식량이 떨어져 인색하기로 소문이 난 감하후(監河侯)에게 곡식을 꾸러 갔다. 그러나 감하후가 말하기를 “장차 내 봉읍(封邑)에서 사금을 받아들이려 하는데 그것을 받아서 삼백 금쯤 꾸어 주겠다.” 하였다.
당장 먹을 게 없는 장자는 그 말에 화가 치밀어 안색을 고치고 이렇게 말했다.
“어제 오는 길에 절 부르는 게 있었습니다. 붕어가 수레바퀴 밑에서 물을 달라고 소리를 치는 것입니다. 내가 그 놈을 보고 “붕어야, 왜 그러느냐?” 하자 붕어가 말하기를 “저는 동해의 파신(波臣)입니다. 어디서 한 말이나 한 되쯤 되는 물을 가져다 저를 살려줄 수 없겠습니까?”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말하기를 “그렇게 하겠다. 내가 지금 남쪽의 오나라와 월나라로 가는데, 그곳에는 물이 많으니 물을 가져와서 너를 구해주겠다. 그래도 되겠느냐?” 하였습니다. 그러자 붕어가 화를 내고 안색을 고치며 말하기를 “저는 제가 있어야 할 물을 잃어 있을 곳이 없습니다. 저는 단지 한 말이나 한 되쯤 되는 물만 있으면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일찌감치 나를 枯魚之肆 목마른 물고기의 어물전에 가서 찾는 게 더 나을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장자의 이런 비유에 감하후(監河侯)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장자(莊子) 외물편(外物篇)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고어지사(枯魚之肆)이다.
고어지사(枯魚之肆)란 목마른 물고기의 어물전이라는 말로 매우 곤궁한 처지나 다급한 위기를 뜻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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