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황의 오막살이 - 시비를 찾아서 김해공항 가는 길 낙동강 둑 오 막 살 이 글 / 배 재 황 갈숲에 오막살이 찾을 이 그 누구랴 갈대 그린 그림 폭을 창에다 그려주는 그 달을 기다리노라 밤마다 잠 못자네 창에 그린 갈대그림 청풍아 흔들지마 그 위에 그린 새가 잠 깰까 염려된다 이 세상 온갖 근심 잊으려던 잠이니 문학 시비 2005.10.12
유치환의 바위 - 시비를 찾아서 부산진역 수정가로공원 바 위 글 / 유 치 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노(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憶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 문학 시비 2005.10.10
이형기의 나무 - 시비를 찾아서 부산 성지곡수원지 시가 있는 숲 나 무 글 / 이 형 기 나무는 실로 운명처럼 조용하고 슬픈 자세를 가졌다 홀로 내려가는 언덕길 그 아랫마을에 등불 켜이듯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철 따라 바람이 불고 가는 소란한 마을 길 위에 스스로 펴는 그 폭 넓은 그늘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로 흘러가는 천년.. 문학 시비 2005.10.06
박화목의 산여울 부산 성지곡수원지 시가 있는 숲 산 여 울 글 / 박 화 목 산여울 돌돌 흐르는 물 속에 두 손을 담그면 사알살 퍼지는 물주름이 손등에 간지럼준다. 하얀 조약돌 사이 아기 피라미들 내 얼굴 위에서 미웁잖게 꼬리치네 햇볕 째앵 따가운 산골짜기 산딸기 몰래 혼자 익었다 문학 시비 2005.09.30
박두진의 낙엽송 부산 성지곡수원지 시가 있는 숲 낙 엽 송 글 / 박 두 진 가지마다 파아란 하늘을 받들었다. 파릇한 새순이 꽃보다 고옵다 청송이라도 가을이 되면 홀홀 낙엽진다 하느니 봄마다 새로 젊는 자랑이 사랑옵다 낮에는 햇볕 입고 밤에 별이 소올솔 내리는 이슬 마시고 파릇한 새순이 여름으로 자란다 문학 시비 2005.09.22
박돈목의 산의 말씀 부산 성지곡수원지 시가 있는 숲 산 의 말 씀 글 / 박 돈 목 산의 말씀은 작년에도 올해도 꼭 같은 말씀 솔바람 소리도 산의 말씀 바위 밑에 꼴꼴 흐르는 개울물 소리도 산의 말씀 붉게 타는 진달래도 산의 말씀 산의 말씀은 작년에도 올해도 꼭 같은 말씀 문학 시비 2005.09.21
퇴계 이황의 도산 십이곡 부산 성지곡수원지 시가 있는 숲 도 산 십 이 곡 (陶山十二曲) 글 / 퇴계 이 황 청산은 어띠하야 만고에 프르르며 유수난 어찌하야 주야에 궂지 아니난고 우리도 그치지 말아 만고상청하리라 (도산 십이곡 중 제십일곡) 문학 시비 2005.09.12
김남조의 산에게 나무에게 부산 성지곡수원지 시가 있는 숲 산 에 게 나 무 에 게 글 / 김 남 조 산은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산을 찾아 갔네 나무도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나무 곁에 섰었네 산과 나무들과 내가 친해진 이야기 산은 거기에 두고 내가 산을 내려 왔네 내가 나무를 떠나 왔네 그들은 주인 자리에 나는 바람 같은 몸 산.. 문학 시비 2005.09.09
정상구의 흐르는 소리 - 시비를 찾아서 부산 성지곡수원지 수원지 쉼터 흐 르 는 소 리 글 / 정 상 구 하늘 꽃 피는 아침 노을 바라보면 내 마음 원형되어 굴러 끝 간데 없이 보이지 않는 지평 하나되라 이른다 맑은 바람 스쳐가면 웬 일인지 웬 일인지 아 하늘문 여는 소리 밖의 흐르는 소리 있어 탐욕과 삶의 추 훨훨 버리라 뇌인다 아롱지는 .. 문학 시비 2005.09.08
이주홍의 해같이 달같이만 부산 동래금강공원 산책길 해 같 이 달 같 이 만 글 / 이 주 홍 어머니라는 이름은 누가 지어 냈는지 모르겠어요 어...머...니... 하고 금시로 따스해 오는 내 마음 아버지라는 이름을 누가 지어 냈는지 모르겠어요 아...버...지... 하고 불러보면 오오-하고 풍겨오는 듯 목소리 참말 이 세상에선 하나밖에 .. 문학 시비 200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