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꽃 / 이해인 꽃시 석류꽃 이해인 지울 수 없는 사랑의 火印 가슴에 찍혀 오늘도 달아오른 붉은 석류꽃 황홀하여라 끌 수 없는 사랑 초록의 잎새마다 불을 붙이며 꽃으로 타고 있네 꽃시 사랑 2010.06.11
라일락 / 이정자 꽃시 라일락 이정자 탐스런 송이송이 연보라 빛 꽃향기가 발길을 잡으면서 눈길을 멎게 하네. 사르르 그 향기에 취해 갈 길조차 잊었네. 가까이 더 가까이 가슴으로 느끼면서 그 향기 좇고 좇아 나를 잊고 네게 가네. 스르르 네 향기에 젖어 아른대는 영상이여. 꽃시 사랑 2010.06.07
살구꽃 / 오경옥 꽃시 살 구 꽃 오 경 옥 서리서리 휘돌던 골목길에 기다리던 손짓인가 살가운 봄바람 느스러진 마음에 안으면 봉곳봉곳 잠든 아이의 새근거린 입술 살포시 입을 맞추면 은은한 연분홍 물들여진 마음 마알간 네 얼굴 온 동리 휘도는 서글서글한 눈빛 꽃시 사랑 2010.06.02
접시꽃 / 최치원 꽃시 접시꽃 고운 최치원 거칠은 밭 언덕 쓸쓸한 곳에 탐스런 꽃송이 가지 눌렸네 첫여름 비갤 무렵 가벼운 향기 보리 누름 바람결에 비낀 그림자 수레 탄 어느 누가 와서 보리요 벌 나비만 부질없이 서로 엿보네 본시부터 천한데 태어났기로 사람들의 버림받음 참고 견디네 꽃시 사랑 2010.04.29
금낭화 / 김종재 꽃시 금낭화 김 종 재 기꺼이 목숨 던져 금낭화 핀다 오롯이 몸 바쳐서 금낭화 핀다 절벽에 부딪히고 강물에 빠져 눈 멀어버렸네 귀 먹어버렸네 희고도 붉은 마음 꽃 차례 차례 총총히 매달려 손목을 함께 묶지 아니하려면 사랑하지 마라 발목을 함께 묻지 아니하려면 사랑하지 마라 금낭화 꽃피는 뜻 오달.. 꽃시 사랑 2010.04.26
오랑캐꽃 / 이용악 꽃시 오 랑 캐 꽃 이 용 악 아낙도 우두머리도 돌볼사이 없이 갔단다 도래샘도 띳집도 버리도 강건너로 쫓겨 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무지 쳐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백년이 몇 백년이 뒤를 이어 흘러갔다 너는 오랑캐의 피 한방울 받지 않았건만 오랑.. 꽃시 사랑 2010.03.31
수선화 / 이병기 꽃시조 수 선 화 이 병 기 풍지(風紙)에 바람 일고 구들은 얼음이다. 조그만 책상(冊床) 하나 무릎 앞에 놓아두고 그 위엔 한두 숭어리 피어나는 수선화(水仙花) 투술한 전복 껍질 바로 달아 등에 대고 따뜻한 볕을 지고 누워 있는 해형수선 서리고 잠들던 잎도 굽이굽이 펴이네. 등(燈)에 비친 모양 더욱이 연연.. 꽃시 사랑 2010.03.05
십자나무꽃 / 이해인 꽃시 십자나무 꽃 이해인 괴로운 당신을 위로할 방법을 찾지 못해 그저 울기만 하였습니다 아무 대책이 없더라도 조금이나마 당신을 돕고 싶었습니다 이젠 좀 쉬시라고 제가 대신 아파드리겠다고 고백하고 싶었습니다 그 말 하기도 전에 당신은 말씀하셨지요? "참으로 고맙다 네 마음 오래도록 기억할게! .. 꽃시 사랑 2010.02.03
금낭화 / 김정호 꽃시 금낭화 김정호(美石) 떠난 님 그리워 하다가 속살 툭하고 터져 버렸네 서러워 고개 들지 못해 그렁그렁 맺힌 눈물 소리내 울지 못하고 고운 자태 흐트러질까 옷고름으로 눈물 훔치네 커다란 눈물주머니에 남몰래 밤 새워 퍼 담은 붉은 바다 꽃잎을 스치는 작은 바람에도 파르르 떠는 저 처절하도록 맑.. 꽃시 사랑 2010.01.15
금낭화 / 권오은 꽃시 금낭화 권오은 누가 이런 꽃 본적 있나요 초가집 장독대 모서리 넓은 잎파랑이, 긴 줄기에 피지 않은 꽃 본적이 있나요 활짝 핀 꽃 되고 싶어 인내로 대롱이며 매달린 담홍색깔의 꽃들을 본적은 있는지요 투명하고 가녀린 목에 수줍음을 동정으로 숨긴 시골처녀 같은 꽃을 본적도 있으신지요 내일이면.. 꽃시 사랑 201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