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수선화 / 이병기 꽃시조

박남량 narciso 2010. 3. 5. 19:01

 

     수   선   화





     이   병   기



 

     풍지(風紙)에 바람 일고 구들은 얼음이다.

     조그만 책상(冊床) 하나 무릎 앞에 놓아두고

     그 위엔 한두 숭어리 피어나는 수선화(水仙花)


     투술한 전복 껍질 바로 달아 등에 대고

     따뜻한 볕을 지고 누워 있는 해형수선

     서리고 잠들던 잎도 굽이굽이 펴이네.


     등(燈)에 비친 모양 더욱이 연연하다.

     웃으며 수줍은 듯 고개 숙인 숭이숭이

     하이얀 장지문 위에 그리나니 수묵화(水墨畵)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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