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사랑

금낭화 / 권오은 꽃시

박남량 narciso 2010. 1. 13. 17:25

 

 

 

       금낭화



       권오은





       누가 이런 꽃 본적 있나요 


       초가집 장독대 모서리 

       넓은 잎파랑이, 긴 줄기에

       피지 않은 꽃 본적이 있나요 


       활짝 핀 꽃 되고 싶어 

       인내로 대롱이며 매달린 

       담홍색깔의 꽃들을 본적은 있는지요


       투명하고 가녀린 목에

       수줍음을 동정으로 숨긴

       시골처녀 같은 꽃을 본적도 있으신지요


       내일이면 화장을 하고 

       향기로 임을 찾는 이런 꽃 말입니다


       꺽이울 아픔의 두려움도 

       시들을 괴로움도 잊은 다년초


       저녁놀에 허리 굽혀 등 태우며 

       희읍스름하게 임만 기다리는 

       이 꽃이 금낭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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