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고사성어 귤화위지(橘化爲枳)

박남량 narciso 2015. 5. 20. 10:11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고사성어 귤화위지(橘化爲枳)





춘추시대(春秋時代) 당시 남쪽의 초(楚)나라 영왕(靈王)은 명성을 드날리고 있는 안자(晏子)의 기를 꺾어보려고 제(齊)나라의 재상(宰相)을 자신의 나라로 초청을 한다. 안자(晏子)를 접한 영왕(靈王)은 바로 안자(晏子)에게 그의 왜소한 단신(短身)을 비꼬면서 이렇게 묻는다.

『제나라에는 이렇게 사람이 없는가?』

이에 안자(晏子)는 이렇게 응답합니다.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齊)나라는 길가는 사람들이 어깨를 서로 비비고 발꿈치를 서로 밟고 다니는 정도입니다.』

영왕(靈王)은 이어 안자(晏子)를 비웃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그런데 어찌해서 당신과 같은 사람이 사신으로 오게 되었소?』

하지만 안자(晏子)는 태연하게 대답한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리 제(齊)나라에서는 사신을 보낼 때 상대국의 상황에 맞는 인물을 골라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저는 작은 나라 중에서도 가장 작은 나라의 사신으로 뽑혀 오게 된 것입니다.』

보기 좋게 반격을 당해 얼굴이 달아오른 초(楚)나라 영왕(靈王)은 또 다른 상황을 만들어 안자(晏子)를 굴복시키려 한다. 당(堂) 아래로 병사들이 포승에 묶인 죄인 한 사람을 끌고 가는 모습을 보이자 영왕(靈王)은 병사을 불러 세웠다.
『그 죄인은 어느 나라 사람이며 무슨 죄를 지었느냐?』

왕의 부름에 병사는 제(齊)나라 사람인데 도둑질을 했다고 대답하자 영왕(靈王)은 안자(晏子)에게 비꼬면서 이렇게 묻는다.
『제(齊)나라 사람들은 원래 도둑질을 잘 합니까?』

안자(晏子)는 초연한 태도로 이렇게 답변을 한다.
『강남(江南)에 있던 귤(橘)을 강북(江北)에 옮겨다 심으면 탱자가 되고 마는데 그것은 토질(土質)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바로 제(齊)나라 사람이 제(齊)나라에 살 때는 도둑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랐는데 그가 초(楚)나라에 와서 도둑질을 한 것을 보면 역시 초(楚)나라의 풍토가 나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 이상 할말을 잃은 초(楚)나라 영왕(靈王)은 안자(晏子)에게 굴복을 하고 크게 잔치를 열어 환영식을 거행하고 제(齊)나라를 함부로 넘볼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안자춘추(安子春秋)나 한 대(漢代) 초기의 백과전서인 회남자(淮南子)에서 실린 초(楚)나라 영왕(靈王)과 제(齊)나라 명재상 안자(晏子)의 대화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귤화위지(橘化爲枳)이다.

귤화위지(橘化爲枳)란 귤이 변해서 탱자가 된다는 뜻으로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동일한 것이라도 그 성질이 달라진다는 뜻으로 주위의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강남의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남귤북지(南橘北枳)로도 사용된다.<사진: 꽃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