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형제간의 싸움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동실조과(同室操戈)

박남량 narciso 2016. 9. 13. 14:40


형제간의 싸움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동실조과(同室操戈)



중국 고사에서 혈육 간 싸움으로 나라를 빼앗긴 사례가 적지 않게 등장한다.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와 동시대에 융성했던 정(鄭)나라의 서오범(徐吾犯)의 여동생은 뛰어난 미인이었다.

공손초(公孫楚)가 그녀와 정혼했는데 사촌형인 공손흑(公孫黑)이 억지로 청혼 예물을 보냈다. 서오범(徐吾犯)은 몹시 두려워 이를 자산(子産)에게 알렸다.  자산(子産)이 이렇게 말했다.

"是國無政(시국무정)  非子之患也(비자지환야)  唯所欲與(유소욕여)
이 일은 나라의 정치가 어지럽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요. 이 일은 당신이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여동생이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서오범(徐吾犯)은 犯請於二子(범청어이자)  請使女擇焉(청사여택언) 皆許之(개허지) 여동생에게 택하게 하겠다고 두 사람에게 요청했고, 두 사람 모두 허락했다.

사촌형인 공손흑(公孫黑)은 폐백을 차려놓고 나갔고 공손초(公孫楚)는 군복을 입고 와서 좌우로 활을 쏜 뒤 수레에 뛰어올라 타고 나갔다. 서오범(徐吾犯)의 여동생은 방안에서 이들을 살펴본 뒤 말하였다.

"공손흑은 정말 화려하지만 공손초는 남자답네요. 夫夫婦婦 所謂順也(부부부부 소위순야) 남편은 남편답고 부인은 부인다운 것이 순리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공손초(公孫楚)에게 시집을 갔다. 공손흑(公孫黑)은 몹시 화가 나서 옷안에 몰래 갑옷을 입고 공손초(公孫楚)를 만나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으려 했다.

子南知之(자남지지)  執戈逐之(집과축지)  及衝擊之以戈(급충격지이과)  공손초(公孫楚)는 이를 알고 공손흑(公孫黑)을 쫓아가 대로에서 창으로 그를 찔렀다. 공손흑(公孫黑)은 부상당한 채로 돌아갔다. 서오범(徐吾犯)의 여동생을 빼앗기 위해 공손초와 공손흑 형제가 창을 들고 죽기를 무릅쓰고 다투다 공멸을 자초했다.

맹자는 이렇게 강조했다.

 “夫人必自侮然後 人侮之 家必自毁 人毁之 國必自伐而後 人伐之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모욕한 뒤에 남이 그를 모욕하며, 가정은 스스로 무너뜨린 뒤에 남이 무너뜨리며,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망할 짓을 한 후에 남이 멸망시킨다.”


좌전(左傳)의 소공(昭公) 원년(元年)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동실조과(同室操戈)이다.

동실조과(同室操戈)란 한 가족끼리 창을 잡다라는 뜻으로 내홍이 일어남이나 집안싸움, 형제간의 싸움을 비유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