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땡전 한 닢 없다는 고사성어 불명일전(不名一錢)

박남량 narciso 2016. 9. 17. 13:02


땡전 한 닢 없다는 고사성어 불명일전(不名一錢)



한 문제 시절 궐내에서 임금이 타는 어선(御船)을 젓는 등통(鄧通)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사천(四川) 남안(南安)사람인 등통(鄧通)은 한평생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어선 운행을 관장하는 관리로 일했는데 그 벼슬아치가 누런 모자를 썼기 때문에 황두랑(黃頭郞)이라 불렀다.

어느 날 문제가 꿈을 꾸었는데 그는 꿈속에서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하늘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도무지 올라갈 수가 없었다. 이때 머리에 노란 모자를 쓴 사람이 나타나 그를 뒤에서 밀어줘서 마침내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다. 고마운 마음에 문제가 뒤를 돌아보니 황두랑의 등 쪽 허리띠 부분의 옷 솔기가 터져 있었다.

이튿날 문제는 어선(御船)의 선원 가운데 지난 밤 꿈속에서 봤던 사람을 보았다. 그를 불러 등을 보니 놀랍게도 옷 솔기가 터져 있었다. 이름을 물었더니 등통(鄧通)이라고 했다. 문제는 그를 매우 아꼈고, 그에게 촉군(蜀郡) 엄도(嚴道)의 동광(銅鑛) 하나를 하사하고는 그에게 직접 화폐를 주조하도록 허가했다. 선원이었던 등통(鄧通)은 노를 젓는 이외에는 별다른 재간이 없었던지라 뜻밖의 횡재에 부자가 되었다.

문제가 세상을 떠난 후에 즉위한 경제(景帝) 유계(劉啓)는 등통(鄧通)을 파직하고 그에게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살라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등통(鄧通)이 돈을 주조해 빼돌린다고 누군가가 고발을 했다. 이에 경제(景帝)가 등통(鄧通)의 재산을 전부 몰수해 등통(鄧通)은 한순간에 알거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모든 재산을 몰수 당하고도 등통(鄧通)은 빚을 졌기 때문에 빈털털이가 되어 친척집에서 끼니를 얻어 먹는 신세가 되었다. 경제(景帝)의 누나인 장공주는 등통(鄧通)을 굶어죽게 해서는 안 된다는 아버지 문제의 유언에 따라 그에게 재물을 약간 하사했다. 그러나 관리들이 이를 즉각 압수해 빚을 청산하는 데 써서 그의 수중에는 돈 한 푼 남지 않았다.

이 소식을 들은 장공주는 그에게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가져다 주라고 했다. 그래서 등통(鄧通)은 竟不得名一錢  寄死人家(경불득명일전 기사인가)돈 한 푼 손에 가지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집에서 기식하며 죽을 때까지 살았다. 부유하던 사람이 갑자기 부를 잃게 되면 심리적으로도 평형을 잃게 되는 법이다. 결국 등통(鄧通)은 배고픈 고통에 죽었다고 한다.


사기(史記)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불명일전(不名一錢)이다.

불명일전(不名一錢)이란 가난하여 한 푼도 없다는 뜻으로 돈이라 이름할 만한 것은 단 한 푼도 없다는 말이다. 땡전 한 닢 없다는 것은 궁한 상태나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 말이다.<꽃사진: 당종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