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한 사람이 있지도 않은 일을 있는 것처럼 퍼뜨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사실인 양 따라 떠들어대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일견폐형 백견폐성

박남량 narciso 2013. 11. 27. 16:35

한 사람이 있지도 않은 일을 있는 것처럼 퍼뜨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사실인 양 따라 떠들어대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일견폐형 백견폐성(一犬吠形 百犬吠聲)





후한(後漢) 사람 왕부(王符)는 당대의 존경을 받는 사람으로 후한서에 실린 이야기가 있다.

도료장군(度遼將軍) 황보규(黃甫規)가 늙어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안정(安定)에 돌아왔을 때의 일이다. 마침 한 고향 사람으로 일찍이 큰 돈을 바치고 안문(雁門) 태수의 자리를 샀던 자가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황보규(黃甫規)에게 인사차 찾아왔다. 황보규(黃甫規)는 침대에 누운 채 나가 맞지도 않고 그가 들어오자 이렇게 야유를 했다.
「어떻게 그쪽에 가서는 맛있는 기러기를 많이 자셨던가?」
안문(雁門)이란 지명이 기러기 문이란 뜻이므로 그곳에 가서 기러기를 많이 잡아서 바친 돈 이상의 재미를 보았더냐 하는 말이다.

그리고 조금 있노라니 왕부(王符)가 찾아왔다는 연락이 왔다. 황보규(黃甫規)는 전부터 왕부(王符)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으므로 황급히 일어나 옷도 미쳐 갈아 입지 못하고 버선발로 뛰어나가듯 나가 왕부(王符)의 손을 잡고 맞아들여 자리를 같이하여 환담했다.

이를 두고 당시 사람들이 말하기를 默殺二千石  不如日縫掖 라고 했다.
당시 태수의 봉록이 이천석이었기 때문에 태수를 가리켜 이천석(二千石)이라고도 불렀다. 그리고 봉액(縫掖)이란 선비들이 입는 옷으로 곧 선비라는 뜻이다. 태수를 개방귀같이 알던 황보규(黃甫規)가 한갓 선비에 불과한 왕부(王符)를 친한 친구 이상으로 반갑게 대해 준 것이 화제거리가 된 모양이다.
뜻은 이렇다. 「이천석을 묵살하기를 한 봉액만도 못하게 여겼다.」

당대의 존경을 받는 왕부(王符)가 출세만을 유일한 목적으로 알고 있는 당시의 풍조에 싫증을 느낀 나머지 벼슬에 오를 것을 단념하고 고향에서 숨어 살며 잠부론(潛夫論)을 지었다. 잠부(潛夫)란 숨어 사는 사람이란 뜻이다.

잠부론(潛夫論)은 문벌정치에 분노를 터뜨리며 천자에게 모든 권리를 집중시켜 무능한 무리들을 내쫓고 덕이 높은 사람을 등용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한 것인데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잠부론(潛夫論)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이다.

천하가 잘 다스려지지 않는 까닭은 현난(賢難)에 있다. 현난(賢難)이란 어진 사람이 되기가 어려운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어진 사람을 얻기가 어려운 것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시작하고 있는 현난편(賢難篇)은 어진 사람의 말과 행동이 속된 사람의 질투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해 바른 말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는 한편 천자가 속된 말에 이끌리지 않고 어진 사람을 지혜롭게 가려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왕부(王符)는 여기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諺曰  一犬吠形  百犬吠聲  世之疾此  固久矣哉

속담에 말하기를 한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는 소리만 듣고 짖는다고 했다. 세상의 이 같은 병은 참으로 오래된 것이다.


왕부(王符)는 잠부론(潛夫論)을 완성한 뒤로도 끝내 벼슬을 하지 않고 평민으로 마치고 말았다.

후한(後漢) 왕부(王符)가 지은 잠부론(潛夫論)의 현난편(賢難篇)에 있는 말에서 유래된 故事成語가 일견폐형 백견폐성(一犬吠形 百犬吠聲)이다.

故事成語 일견폐형 백견폐성(一犬吠形 百犬吠聲)의 뜻은 개 한 마리가 헛 그림자를 보고 짖어대면 온 마을 개가 그 소리에 따라 짖는다는 말이다. 한 사람이 있지도 않은 일을 있는 것처럼 퍼뜨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사실인 양 따라 떠들어대는 것을 비유해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