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는 누군가에게 문을 닫아 버리시면 그를 위해 창문을 열어 주십니다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은 하늘도 무심하시지라는 말을 외쳐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면 누구든지 신을 원망하는 말이 절로 흘러나오게 마련입니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중병에 걸렸을 때에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립니다. 그리고 나서 신에게 기도합니다.
부디 내 가족을 살려달라고. 살려만 준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그런데 어느 날 그 가족은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피어 보지도 못한 작은 꽃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을 빼앗기게 됩니다.
『과연 신이 존재하는 걸까?』
남은 가족은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를 바친 신을 향해 저주하고 원망합니다.
『신 따위 이젠 절대 믿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삶 가운데 이런 기분을 몇 번은 느껴보았으리라.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 역시도 신을 향해 그와 비슷한 원망의 말을 해댄 적이 있습니다. 진정한 믿음이란 우리가 『과연 이 세상에 신이 존재하는가?』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그 사실을 나는 조금씩이나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종교를 믿고 있고 우리의 구체적인 소망이 그대로 실현되었다고 해서 그 종교가 참되고 아니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정 종교를 믿었기 때문에 병이 나았다거나 암에서 해방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되지만 도대체 그것이 종교의 본질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예수님은 징표를 보여야만 사람들이 자신을 믿게 된다고 개탄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징표와 기적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님이 행한 기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기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믿음이라는 것을 설파했을 것입니다. 신(神)의 지혜는 우리들의 인식을 훨씬 초월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그렇게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일들이 비현실적으로 이루어지는지도 모릅니다.
과연 신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마음 자세가 필요합니다. 나는 아직까지 그러한 경지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죽을 때가 되면 죽어야 한다는 성현의 말과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은 희망입니다. 희망은 인간이 죽을 때까지 잡아당기기만하는 끝이 없는 밧줄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희망은 인간이 날 때부터 지니고 태어나는 덕이며 어떤 상황에서든 버티게 도와주는 생명의 힘입니다. 희망은 가장 나중에 죽기 때문입니다. '숨 쉬는 한 나는 희망합니다.(Dum Spiro Spero)'라는 말을 따르기로 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다 엉망이 되었더라도 나는 여전히 희미한 희망을 품을 것입니다.
히블리인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바오로 사도는 아브라함과 조상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기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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