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최선의 행위는 최고의 행복이며 기쁨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5. 11. 20. 10:44


최선의 행위는 최고의 행복이며 기쁨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우리는 귀찮고 불편하고 그래서 마음이 내키지 않은 일을 하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이 의외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생동안 잊혀지지 않는 고마움으로 간직하게 되는 장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대부분의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는 진실이거나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인데도 그대로 흘러갑니다. 웹상에 <사과 좀 깎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려져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좋은 생각의 글입니다.

암 병동 간호사로 야간 근무할 때였다. 새벽 다섯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 벨이 울렸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그런데 대답이 없었다.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다.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 입원 중인 환자였다.

『무슨 일 있으세요?』

놀란 마음에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를 내밀며 말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깎아 주세요.』

헬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 달라니 맥이 풀렸다. 옆에선 그의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깎아 줘요.』

다른 환자들이 깰까 봐 실랑이를 벌일 수도 없어 사과를 깎았다. 그는 내가 사과 깍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먹기 좋게 잘라 달라고 했다. 나는 귀찮은 표정으로 사과를 반으로 뚝 잘랐다. 그러자 예쁘게 잘라 달란다. 할 일도 많은데 별난 요구하는 환자가 못마땅해 못들은 척 사과를 대충 잘라 주었다.

나는 사과 모양새를 여전히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그를 뒤로하고 서둘러 병실을 나왔다. 며칠 뒤, 그는 상태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다. 삼일장을 치른 그의 아내가 수척한 모습으로 나를 찾아왔다.

『사실 새벽에 사과깎아 주셨을 때 저 깨어 있었어요.  그 날 아침 남편이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면서 깎은 사과를 내밀더라고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는데 남편은 손에 힘이 없어 깎아줄 수가 없었어요.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던 마음을 지켜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간호사님이 바쁜 거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누워 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정말 고마워요.』

나는 차마 고개를 들수가 없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그 새벽, 가슴 아픈 사랑 앞에 나는 얼마나 무심하고 어리석었던가. 한 평 남짓한공간이 세상의 전부였던 환자와 보호자 그들의 고된 삶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그녀가 눈물 흘리는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 주며 말했다. 남편이 마직막 선물을 하고 떠나게 해 줘서 고마웠다고, 그것으로 충분했노라고...

이제부터 그 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일들을 다시 한 번 돌아 볼 기회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뭔가를 일깨워 주기 위해 우리 앞에 다가온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우리 삶에 뛰어든 사람들이 무엇을 가르쳐 주려고 하는지 이해하기만 하면 주변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불완전함에 대해 훨씬 덜 짜증내고 덜 성가시게 생각하고 덜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로 삶에 접근하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얼마 후에는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기뻐할 것입니다. 한 문제를 극복하고 나서 자신이 좀 더 강해지고, 앞으로 다가올 문제에 대해서도 전보다 제대로 대처할 수 있게 되고, 주어진 어려운 상황속에서 점차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프란체스코 교황께서 하신 말씀입니다.(2013년 5월 19일)
『인생이라는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넘어진 적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넘어졌음에도 그곳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