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지혜는 황금보다 훨씬 소중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박남량 narciso 2015. 11. 4. 12:38


지혜는 황금보다 훨씬 소중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세상을 사는 핵심목표는 돈이 아니라 돈보다 훨씬 숭고한 것이다. 바로 지혜인 것이다. 예전부터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이다. 솔로몬 왕의 지혜는 동방 모든 이의 지혜와 이집트의 모든 지혜보다 뛰어났다(1열왕 5,10). 어느 날 삼 형제가 현자(賢者)인 솔로몬 왕을 찾아가서 이렇게 말했디.

『저희가 어떻게 하면 폐하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겠습니까? 저희가 이곳에서 폐하의 시종 노릇을 하며 배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솔로몬 왕은 허락했다. 하지만 삼년 동안 머물러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삼 형제는 동의하여 솔로몬 왕이 다양한 사건을 판결할 때마다 언제나 그 옆에서 살펴보았으며 지혜로운 대신들과 복잡한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도 자세히 지켜보았다.

그렇게 삼년이 지났지만 삼 형제의 지혜는 전혀 늘지 않았다. 결국 삼 형제는 솔로몬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폐하, 저희는 이제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곳에 있어도 지혜를 얻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솔로몬 왕은 이렇게 말했다.

『잘 생각했네. 자네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허락하겠네. 이제 이곳을 떠나게 되었으니 돈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황금 백 냥을, 지혜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지혜로운 말 세 마디를 주도록 하겠네. 자네들은 무엇을 원하나?』

솔로몬 왕이 그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동안 삼 형제는 무엇을 선택할 지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모두 황금 백 냥을 달라고 했다. 삼 형제가 말을 타고 궁전을 나올 때 막내 동생이 갑자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면서 말했다.

『형님들, 나는 솔로몬 왕에게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나는 황금을 원하지 않습니다. 황금보다는 솔로몬 왕에게 지헤의 말을 듣고 싶습니다. 나와 함께 궁전으로 돌아가서 솔로몬 왕에게 지혜의 말을 청하도록 합시다. 지난 삼년 동안 우리가 그곳에서 일한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잖습니까?』

하지만 두 형은 그냥 집으로 가겠다고 하며 막내 동생에게 핀잔을 주었다.

『지혜로운 말 세 마디를 듣기 위해 황금 백 냥을 포기하겠다고? 차라리 우리에게 그 백 냥을 주면 우리가 세 마디를 말해 주마!』

두 형은 콧방귀를 뀌며 계속 말을 몰았다. 하지만 막내동생은 궁전으로 돌아가 솔로몬 왕 앞으로 가서 말했다.

『내가 처음에 이곳에 온 이유는 황금이 아니라 지혜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폐하의 지혜로운 말 세 마디를 선택하지 않은 게 후회가 되어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에게 주신 황금을 다시 돌려드릴 테니 폐하의 지혜로운 말씀 세 마디를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솔로몬 왕은 이 말을 듣고 아주 기뻐하며 대답했다.

『좋아, 그럼 자네가 꼭 지켜야 할 세 마디를 알려 주겠네. 여행을 하는 동안 낮에만 길을 가고 어둠이 깔리기 전에 잠잘 곳을 찾아두도록 하게. 물이 불어난 강을 만나면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건너도록 하게.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아내를 만나면 친구에게 말하듯이 모든 사정을 아내에게 자세히 털어놓도록 하게.』

막내 동생은 솔로몬 왕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두 형을 따라잡기 위해 급히 말을 몰았다. 막내 동생은 다시 형들을 만났지만 솔로몬 왕이 알려준 내용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삼 형제가 함께 말을 타고 가다가 길가에서 여인숙 하나를 발견했다. 아직 해가 떠 있었지만 막내 동생은 솔로몬 왕의 충고를 떠올리며 말했다.

『오늘 밤은 이곳에서 묵고 갑시다.』

두 형은 그 말을 듣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아직 밤이 되려면 몇 시간은 지나야 해, 그 동안 길을 더 많이 갈 수 있는데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뭐야? 바로 그게 솔로몬 왕에게 들은 지혜로운 충고냐? 원한다면 너나 이곳에서 묵도록 해. 우리는 가던 길을 계속 가겠어.』

두 형은 가고 막내 동생은 여인숙에 머물렀다. 곧 어둠이 깔리자 막내 동생은 따뜻하고 아늑한 곳에서 편안히 쉴 수 있었다. 그리고 저녁을 잘 먹고 말에게 먹이와 물을 충분히 주며 보살펴 줄 수 있었다. 한편 계속 길을 가다 산으로 접어든 두 형들은 눈보라에 갇히고 말았다. 그리고 결국 얼음이 뒤덮인 바위 사이에 빠져서 얼어 죽었다.

다음 날 동이 터오자 막내 동생은 집을 향해 다시 길을 나섰다. 산길에 접어든 막내 동생은 얼어 죽은 두 형의 시신을 발견하고는 슬프게 울었다. 그리고 얼어붙은 땅을 파서 두 형의 시신을 최대한 정중하게 매장한 다음 두 형이 왕에게 받은 황금을 챙겨서 다시 길을 떠났다.

산을 넘어가자 멀리 흐르는 강물이 보였다. 강물이 불어서 물살이 셀 뿐 아니라 강둑꺄지 넘실대고 있었다. 솔로몬 왕의 충고를 떠올린 막내 동생은 강물이 빠질 때까지 높은 곳에서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두 남자가 당나귀 여러 마리에 짐을 잔뜩 실은 채 강가로 다가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잠깐만! 지금 건너지 마세요. 지금은 위험해요!』

막내 동생이 불어난 강물을 건너려고 하는 두 남자를 내려다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그들은 동생의 말을 무시한채 그냥 건너다가 모두 물에 빠져죽고 말았다. 강물이 원래 높이로 물이 빠지고 물살도 약해지자 막내 동생은 강물을 건너기 시작했다. 도중에 물에 빠져죽은 당나귀들을 발견하고 그 등에 묶여있는 황금 보따리를 꺼내서 자기 등에 짊어졌다.

막내 동생은 건강한 몸으로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포옹했다. 동시에 솔로몬 왕의 세 번째 충고가 떠올랐다. 막내 동생은 그 동안 자신과 두 형에게 일어난 일을 아내에게 모두 자세히 이야기했다. 이때 두 형수가 인사를 하러 왔다가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두 형수는 막내 동생이 가져온 황금 보따리를 보고 소리쳤다.

『도련님이 황금을 빼앗으려고 두 형을 죽였어요. 그 황금은 우리 거야. 도련님을 관청에 고발하겠어요. 도련님은 재판을 받고 교수형을 당해야 돼요.』

그들은 솔로몬 왕이 공평하게 판경할 것이라 생각하고 곧장 궁전으로 갔다. 솔로몬 왕은 그 사건을 접하고 동생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확인해 주었다. 솔로몬 왕은 자신이 두 형에게 준 황금을 다시 두 부인에게 나누어 주었다.



『지혜 없는 자는 아무것도 없다.』유태인의 속담입니다. 결국 지혜 있는 자는 모든 것을 가진다는 말이 됩니다. 지혜는 가르칠 수도 배울 수도 없습니다. 스스로 깨닫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파스칼의 『지혜는 지식보다 뛰어나다.』라는 말처럼 지혜에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습니다. 유태인은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당신이 살아 남고 싶어도 먹는 것, 마시는 것 혹은 춤이나 일에 의해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지혜를 가짐으로써 비로소 살아남을 수 있다.』유태인의 격언입니다.

성경에서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보아라, 주님을 경외함이 곧 지혜며 악을 피함이 슬기다.』(욥 28,28)
『주님을 경외함은 지식의 근원이다. 그러나 미련한 자들은 지혜와 교훈을 업신여긴다.』(잠언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