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터득한다는 고사성어 천려일득(千慮一得)

박남량 narciso 2015. 3. 13. 14:51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터득한다는 고사성어 천려일득(千慮一得)




한(漢)나라 대장군 한신(韓信)이 조(趙)나라 군대 이십만 명을 배수진(背水陳)을 쳐 물리치고 명장 이좌거(李左車)를 사로잡게 된다. 이좌거(李左車)의 역량을 아는 한신(韓信)은 그에게 북쪽 연(燕)나라와 동쪽 제(齊)나라를 이길 수 있는 방도에 관해 의견을 구하기도 했으나 명장 이좌거(李左車)는

敗軍之將 不可以言勇
亡國之大府 不可以圖存


『패배한 군대의 장수는 무용(武勇)에 대해서 말하지 않으며 망한 나라의 대부는 나라 보존의 도모에 대해 논해서는 안 된다라고 합니다. 싸움에 패한 자가 어찌 큰 일을 꾀할 수 있겠습니까』하고 말하면서 사양했다.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다가 한신(韓信)의 인간미에 감탄한 이좌거(李左車)는 마침내 연(燕)나라와 제(齊)나라를 토벌하기 위한 계책을 이렇게 말한다.

臣聞智千慮  必有一失  愚者千慮  必有一得
故曰  狂夫之言  聖人擇焉  顧恐臣計  未必足用  顧效愚忠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반드시 하나쯤은 실책이 있다고 했습니다. 어리석은 자라도 많은 생각 가운데 하나쯤은 좋은 계책을 낼 수 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친 사람의 말에서라도 성인은 고를 것을 골라 취한다하고 했습니다. 저의 계책이 받아들여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으나 어리석은 저의 충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좌거(李左車)의 말은 겸허한 듯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이 깔려 있다. 왜 이좌거(李左車)가 마음의 문을 열었을까? 바로 한신(韓信)의 이 말 때문이었다.

『내가 들은 바로는 현인 백리해(百里奚)가 우(虞)나라에 살 때에는 우(虞)나라가 망하였으나 진(秦)나라에 있자 진(秦)나라가 제후들의 우두머리(覇者)가 되었다고 합니다. 백리해(百里奚)가 우(虞)나라에 있을 때는 어리석은 사람이다가 진(秦)나라에 가니까 현명한 사람이 된 것이 아닙니까. 군주가 그를 등용했는지 등용하지 않았는지 또 그의 말을 받아들였는지 받아들이지 않았는지에 달렸을 뿐입니다. 만약 성안군이 그대의 계책을 들었다면 나와 같은 자는 벌써 포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허나 당신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당신을 모실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그래도  이좌거(李左車)가 주저하자 한신(韓信)은 강한 태도로 말한다.

『마음을 다하여 당신의 계책을 따르겠으니 부디 사양하지 마십시오.』



사기 회음후열전(史記 淮陰侯列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천려일득(千慮一得)이다.

천려일득(千慮一得)이란 어리석은 사람도 여러 가지 생각 중에 한 가지의 좋은 생각이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터득한다는 말이다.<사진: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