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에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고사성어 타면자건(唾面自乾)
당(唐)나라의 측천무후(則天武后 628-705) 때이다. 그녀는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제(女帝)로서 자신의 아들 중종(中宗)과 예종(睿宗)을 차례로 즉위시키고 정권을 독차지하였다. 자신의 권세를 유지하기 위하여 탄압책을 쓰는 한편 유능한 신흥관리를 많이 등용하고 명신(明臣)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여 정치를 담당시켰기 때문에 천하는 잘 유지되었다.
그 무렵 유능한 신하에 누사덕(屢師德)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온후하고 관인(寬仁)하여 다른 사람이 아무리 무례하게 대들더라도 그것을 자기의 잘못으로 여겨 남을 탓하지 않고 오직 정사에 바른 처신으로 임해 사람들으 칭송을 한 몸에 받았다.
아우가 대주자사(代州刺史)로 임명되어 부임하려고 했을 때이다. 그는 동생을 불러 이렇게 물었다.
『우리 형제가 다같이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는 건 좋지만 그만큼 남의 시샘도 남보다 갑절은 된다. 그런데 그 시샘을 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하느냐?』
그러자 동생이 이렇게 대답했다.
『비록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결코 상관하지 않고 화내지도 않고 잠자코 닦습니다. 만사를 이런 식으로 사람을 응대하여 결코 형님에겐 걱정이나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동생의 대답을 듣고 누사덕(屢師德)은 다음과 같이 훈계하였다.
『내가 염려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너에게 침을 뱉는다면 그것은 너에게 뭔가 화가 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네가 그 자리에서 침을 닦으면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게 되어 상대는 틀림없이 더 크게 화를 내게 될 것이다. 침 같은 건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르게 되니 그런 때는 웃으며 침을 받다 두는 게 제일이다.』
중국 원(元)나라 증선지(曾先之)의 고금역대십팔사략(古今歷代十八史略)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타면자건(唾面自乾)이다.
타면자건(唾面自乾)이란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으면 그것이 저절로 마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으로 처세에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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