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모든 일을 직접 챙겨선 안 된다는 고사성어 불필친교(不必親校)
춘추시대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공자(孔子)를 환대하며 나라를 잘 다스리는 도리를 물었다.
"君君臣臣父父子子(군군신신부부자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각자가 자신의 분수와 명분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정명사상(正名思想)이다. 공자(孔子)의 답은 오늘날에도 교훈을 주고 있다. 사람이 모든 일에 완벽할 수는 없다. 너무 잘 해 보려고 모든 일에 다 간섭한다면 쉽게 지치고 후유증만 커질 수 있다.
삼국지(三國志)에 보면 제갈공명(諸葛孔明)이 親校簿書(친교부서) 직접 장부를 조사한 일이 있다. 하급직인 주부(主簿) 양과(楊顆)가 정색을 하고 제갈공명(諸葛孔明)에게 이렇게 건의했다.
"통치에는 체통이 있습니다. 상하관계라도 고유권한을 침범해선 안 됩니다. 사내종은 밭 갈고, 계집종은 밥 짓고, 닭은 새벽을 알리고 개는 도둑을 지키는 이치입니다. 이 모든 일을 주인 혼자서 할 수 없는 노릇이듯 어찌 지체 높으신 군사께서 이리 하십니까?"
주부(主簿) 양과(楊顆)의 건의에 제갈공명(諸葛孔明)이 부하에게 예(禮)를 갖춰 물러나왔다. 지도자는 큰 그림을 그리고 비전을 세우고 아랫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해 주면 된다. 그리고 결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거기에 알맞은 예우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굳이 직접하시렵니까?
삼국지(三國志)에서 주부(主簿) 양과(楊顆)의 건의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불필친교(不必親校)이다.
불필친교(不必親校)란 지도자가 모든 일을 직접 챙겨선 안 된다는 말이다. 지도자는 아랫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하며 그 결과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꽃사진: 덴파레(Denphal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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