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죽을 것 같이 힘든 고통일지라도 이를 이겨낼 힘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박남량 narciso 2019. 12. 18. 16:48


죽을 것 같이 힘든 고통일지라도 이를 이겨낼 힘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북쪽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노인이 기르던 말이 도망갔습니다.
사람들은 "말이 도망가서 어째요." 하고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노인은 "이게 복이 될지 어찌 알겠소." 라며 덤덤하게 말했습니다.

얼마 후 도망갔던 말이 많은 야생마를 데리고 노인에게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부자가 되셨구려."하고 축하했습니다.
이번에 노인은 "이게 화가 될지 어찌 알겠소."라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노인의 아들이 새로 온 말을 타다가 그만 말에서 떨어졌습니다.
아들은 다리를 크게 다쳐 절름발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아들이 다쳐서 저 지경이 되었으니 어쩌나요." 라고 걱정하며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노인은 "이게 복이 될지 어찌 알겠소." 라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얼마 후 오랑캐들이 쳐들어와 많은 남자들이 전장에 나가야 했습니다.
대부분은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절름발이인 덕에 징집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노인이 왜 모든 일에 담담했는지를 깨닫고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람의 길흉화복이 일정한 것이 아니며 그 변화는 예측할 수 없다는 데서 재앙도 슬퍼할 것이 못 되고, 복도 기뻐할 것이 못 된다는 뜻의 고사성어 새옹지마(塞翁之馬) 이야기입니다. 인간 심리에도 면역체계가 있다고 합니다. 인간에게는 슬픔을 극복하는 강한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힘을 얕잡아 보거나 심지어 존재조차 모른다고 합니다. 이 힘을 '심리적 면역체계(psychological immune system)라고 합니다. 이 심리적인 면역체계는 우리가 슬픔과 절망에 너무 깊이 빠져 기력을 잃거나, 심한 우울에 빠지거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우리를 보호해 줍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노인의 놀라운 능력이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존재합니다. 물론 심리적인 면역체계는 우리도 모르게 작동합니다.
<꽃사진: 각시원추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