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로부터 멀어지는 순간 당신은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습니다
자신의 그림자가 마음에 안 들고, 자신의 발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그림자와 발소리를 없애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좋은 수가 생각났어. 그림자와 발소리로부터 멀찌감치 달아나는 거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그는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땅에서 발을 뗄 때마다 발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고, 그림자는 쉬지 않고 따라왔습니다.
어리석은 그는 실패의 원인을 빨리 뛰지 않은 데 있다고 생각한 나머지 더 빨리, 더 빨리 뛰려고 노력했습니다. 쉬지 않고 뛰었지요. 그렇게 뛰다가 그는 끝내 죽고 말았습니다.
장자에 나오는 우화 중 하나입니다. 어리석었던 사람은 그늘 속에 들어가면 그림자가 사라지고, 고요히 앉아있으면 발소리가 사라진다는 간단한 원리를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리 또한 살아가며 나 자신의 그림자를 싫어할 때가 있습니다. 그림자는 내가 아니면서 또 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자를 사라지게 하는 방법은 단 하나뿐입니다. 나 자신을 사라지게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나 자신을 사라지게 한다는 말은 내가 나라고 믿고 있는 나의 에고를 사라지게 한다는 뜻입니다.
<사진설명: 부산 을숙도에 소재하는 현대미술관 로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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