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봄이 왔대요 그러나 저는 그 봄을 볼 수가 없답니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여인의 발치에 강아지 한 마리가 앉아 동냥 바구니를 지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 통이 넉넉하게 채워졌는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이후로 그렇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경제적 어려움도 이겨 낸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시각 장애인이 자기 발치에 동냥을 구하는 그릇을 놓고 앉아 있었습니다. 옆에는 <저는 앞이 보이지 않아요.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쓴 마분지를 세워두고 있었습니다. 한 카피라이터가 그 앞을 지나가다 보니 그릇 안에는 단지 동전 몇 개만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는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그 마분지를 들어 가방에서 매직펜을 꺼내 뒤쪽에다 뭔가를 적었습니다. 그러고는 원래 자리에 앞뒤를 바꿔 내려놓고는 자리를 떴습니다.
오후 퇴근길에 카피라이터는 다시 그 시각 장애인 앞을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다시 보니 그의 그릇은 지폐와 동전으로 가득했습니다. 시각 장애인은 그의 발걸음을 알아채고 아침에 여기를 지나갔던 사람인지를 확인하고는 자기 마분지에 뭐라고 썼는지 물었습니다. 그 카피라이터는 대답했습니다.
<별거 아니에요. 당신이 알리고자 한 만큼 분명하지는 않지만 다른 말로 당신의 처지를 알렸습니다.> 그러고는 미소 지으며 자기 길을 계속 갔습니다. 시각 장애인은 볼 수도 알 수도 없었지만 그의 마분지에는 새로이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봄이 왔대요. 전 그 봄을 볼 수가 없답니다.>
스페인 국민들의 정서가 불쌍한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 종교적 정의감과 의무감 또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마음이 국민들 사이에 뿌리 깊게 박혀 있습니다. 그래서 스페인에는 역사적으로 걸인이 참 많습니다. 12월 희망의 메신저 자선냄비의 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립니다. 매년 모금액의 목표를 설정했으나 올해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많은 국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나눔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삶의 기초입니다. 사랑이란 삶에 빛을 주고, 향기를 주고, 기쁨을 주고, 의미를 주고, 가치와 희망을 줍니다. 우리 이제 행복하기 위해서 나눔의 향기를 발산해야 하지 않을까요. 나눔은 이웃님에게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따뜻한 햇볕이 될 것입니다.
<꽃사진: 크리산세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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