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죽은 사람이 남의 시체를 빌어 부활하다는 고사성어 차시환혼(借屍還魂)

박남량 narciso 2016. 4. 29. 13:35


죽은 사람이 남의 시체를 빌어 부활하다는 고사성어 차시환혼(借屍還魂)



자신을 잃어 버린 영혼을 다른 사람의  육신을 빌려 환생하였다는 어느 도사의 고사이다. 옛날 이현(李玄)이라는 도사가 있었는데 워낙 도력이 높아 누구나 보면 신선 같은 풍모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우아한 육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 도사는 인간계와 선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는데 어느 날 잠시 육체를 떠난 영혼이 신선이 있는 하늘로 올라갔다가 칠일 만에 다시 돌아와 보니 자신의 아름다웠던 육신이 다른 사람들 손에 불태워 없어진 것을 발견한다.

자신의 육신을 잃어 버리고 고민하던 그 도사의 혼은 마침 길거리에 죽어 있는 거지의 시신을 발견하고 그 거지의 몸속으로 들어가 인간으로 다시 환생하였다는 이야기이다.

비록 자신이 들어간 새로운 시신이 별 볼일 없는 거지의 몸이었지만 그것을 통해 그는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에 지상으로 돌아온 도사가 자신의 우아한 옛날 육체만 고집하고 새로운 육신을 거부하였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영원히 인간으로 살아남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도는 영혼으로 남았을 것이다.


새로운 현실을 거부하고 지나간 시절만 생각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는 뜻으로 자주 인용되는 고사이다. 비록 별볼일 없는 육신이라도 그 안에 내 정신이 깃든다면 그 육신은 더 이상 천한 육신이 아니다. 세상에 고정된 모습이란 없다. 다가온 모습을 유연하게 받아들여 내 모습을 바꿀 줄 아는 사람만이 승리를 유지할 것이다.


삼십육계(三十六計)의 공전계(供戰計)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차시환혼(借屍還魂)이다.

차시환혼(借屍還魂)이란 이미 몰락하거나 소멸되었던 사상이나 세력 또는 사물 등이 새로운 이름이나 형식을 빌어 다시 나타나다는 의미로 죽은 사람의 혼이 다른 사람의 시체를 빌어 부활하다라는 말이다. 새로운 현실을 거부하고 지나간 시절만 생각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는 뜻으로 자주 인용되는 고사이다. <꽃사진: 만리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