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굳은 절개나 자신의 신념에 충실한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기산지절(箕山之節)

박남량 narciso 2016. 4. 22. 15:21


굳은 절개나 자신의 신념에 충실한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기산지절(箕山之節)



허유(許由)에게 요임금(堯 BC 2356-BC2255)으로부터 천자 자리를 주겠노라는 제휴가 들어왔다. 요(堯)임금은 아들이 어질지 못해 다른 온후한 사람을 물색 중이었다. 그때 마침 신하들이 현자라고 이름난 허유(許由)를 천거했던 것이다. 허유(許由)가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청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기산(箕山) 기슭으로 숨어 버렸다. 그러나 요(堯)임금은 포기하지 않고 자꾸만 사람을 보내 허유(許由)를 설득했다.

"천자가 싫다면 구주의 장(九州의 長) 이라도 맡아 주시오."

그러나 허유(許由)는 그것 마저도 거부하며 냇가로 가서 귀를 씻었다. 그때 마침 소보(巢父)라는 자가 같은 냇가에서 소에게 물을 먹이고 있다가 귀를 씻고 있는 허유(許由)의 행동을 보고는 이상히 여겨 물었습니다.

"냇가에 와서 귀를 씻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그러자 허유(許由)가 말했다.

"나에겐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소 .그런데 요(堯)임금이 나에게 임금 자리를 양위한다지 않소. 나는 이 말을 듣고 내 귀가 더럽혀진 것 같아 냇가로 와서 씻는 것이오."

소보(巢父)가 얼굴 빛을 바꾸며 말했다.

"당신이 정말로 요(堯)임금의 부탁을 듣고 싶지 않다면 왜 요(堯)임금에게 발견될 곳에 있었습니까? 보다 깊숙한 곳으로 숨어 버리면 될 것을, 그러면 요(堯)임금도 포기할 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당신은 일부러 눈에 띄는 곳에 있으면서 요(堯)임금이 자기를 찾고 있다는 것과 자기는 그것을 거절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명성을 떨치려는 것이 아닙니까? 난 이제까지 당신이 현자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명성만 탐내고 있는 속물이군요. 나는 그런 속물이 귀를 씻은 더러운 물을 내 소에게 먹이는 것이 삻소이다"

그리고는 소보(巢父)는 소를 끌고 허유(許由)가 귀를 씻은 곳 위로 올라가 물을 먹였다. 소보(巢父) 또한 그 길로 기산(箕山)으로 들어가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요(堯)임금 때 덕망이 높았던 선비 허유(許由)가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기산(箕山)에 은거하면서 절조를 지킨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기산지절(箕山之節)이다.

기산지절(箕山之節)이란 기산의 절개라는 뜻으로 굳은 절개나 자신의 신념에 충실한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오늘날 재능이나 능력을 조금만 인정받아도 그 방면의 권위자인 양하는 사람들이 되새겨볼 만한 고사성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