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내게 아첨하는 자는 나의 도적이다라는 고사성어 첨유아자오적야(諂諛我者吾賊也)

박남량 narciso 2016. 4. 27. 11:46


내게 아첨하는 자는 나의 도적이다라는 고사성어 첨유아자오적야(諂諛我者吾賊也)



옛날 한(漢)나라에 적공(翟公)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정위(廷尉)라는 요직에 앉아 있을 때에는 사람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어 마치 시장과도 같았는데 사임을 하자 대문 앞에 참새가 둥지를 틀 만큼 쇠락하였다. 그러나 다시 봉직이 되자 또다시 사람들이 물밀처럼 몰려들었다.

사람들의 변하는 마음을 깨닫게 된 적공(翟公)은 다음이 문구를 대문 앞에 큼직하게 써 붙였다.

"인간의 교제는 생사, 빈부, 귀천에 따라 변한다. 즉, 그 사람이 살아서 돈도 많고 높은 지위에 있을 때는 사귀려고 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죽으면 그 뿐이다. 몰락해서 돈도 지위도 잃으면 이와 더불어 사람의 발길도 끊어진다."

쓸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태양의 찬란한 빛을 기분 좋게 쬐어 본 사람만이 그 몰락의 쓰라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얄팍한 마음을 꼬집은 말이다. 적공(翟公)의 한탄은 어느 시대를 보아도 변함이 없다.

순자(筍子)는 이렇게 말한다.

非我而當者  吾師也(비아이당자  오사야)
是我而當者  吾友也(시아이당자  오우야)
諂諛我者 吾賊也 (첨유아자 오적야)

나에게 잘못한다고 하면서 상대해 주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고
나를 옳다고 하면서 상대해 주는 사람은 나의 벗이며
나에게 아첨하는 사람은 나의 적이다.


고대 중국의 전국시대 말기의 유가 사상가인 순자가 지은 순자(筍子)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첨유아자오적야(諂諛我者吾賊也)이다.

첨유아자오적야(諂諛我者吾賊也)란 내게 아첨하는 자는 나의 도적이다라는 말이다. 여기서 첨유(諂諛)는 아첨(阿諂)한다는 의미로 조직의 리더가 경계해야 할 말이다. 누구나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력자 앞에 서면 숨을 죽이게 되고 권력자의 뜻을 거스르기가 힘들어진다. 한편 권력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첨하며 달라붙은 부하가 아무래도 사랑스럽게 느껴지게 된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 보면 주위에 온통 아첨배로 득실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