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좋은 말을 하는 것이 입에 익숙해지면 사고(思考) 또한 그 말을 닮아갑니다

박남량 narciso 2024. 7. 2. 08:59

좋은 말을 하는 것이 입에 익숙해지면 사고(思考) 또한 그 말을 닮아갑니다

 

 

 

()나라 마조(馬祖 709-788) 스님의 뒤를 이은 염관제안(塩官齊安) 선사가 있었다. 어느 날 저녁 공양을 마친 염관 선사가 방 안에 앉아 무심히 밖을 내다보다가 희한한 광경을 보았다. 두 명의 사미승이 살며시 걸으며 얘기를 나누는데, 하늘에 음악이 울리며 관세음보살 등 제천선신들이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듯 보인 것이다.

염관 선사는 생각했다.

무슨 화기애애한 말을 주고받고 있기에 제천선사들이 공찬(供饌)하듯 보일까?”

조용히 지켜보는데 잠시 후 두 사미승 사이에 제천선신들이 떠나고 시커먼 돼지귀신들이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몰려오는 것 같았다.

 

염관 선사는 다음 날 두 사미승을 불렀다.

어제 저녁 공양 후 경행(輕行) 도중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더냐?”

처음에 법화경 이야기를 했습니다. 진흙에 핀 연꽃처럼 청정수행을 하게 되어 참 다행이라고 했죠.”

그 다음은?”

점차 참선공부란 해도 끝이 없다며 푸념을 늘어놓다가 차라리 아랫동네 예쁜 아가씨들과 차례로 애욕에 빠져 지내는 것이 좋겠다는 푸념을 하였습니다.”

 

꽃향기는 바람을 거스르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곳곳에 퍼집니다. 어떤 사람이 향기 나는 사람일까요? 임제(臨濟) 선사가 언제 어디서나 맑게 생각하라. 그러면 당신이 서 있는 자리마저도 향취가 풍겨나리라.” 말했습니다. 선신(善神)과 악신(惡神)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관계를 맺는 사람들 사이에서 선신(善神)과 악신(惡神)이 생멸(生滅)합니다. 사람들 관계가 원만할 때 마치 선한 신이 도와주기라도 하듯 매사가 순조롭습니다. 사람들 관계가 틀어져 갈수록 험악해지면 마치 악신이 역사하듯 매사가 가시밭길입니다. 그리고 좋은 말은 좋은 생각에서 나옵니다. 흐려진 마음에서 탁한 말들이 입을 거쳐 나와 세상을 혼탁하게 합니다.      不自放恣(부자방자) 終是多寤(종시다오) 스스로 방자하지 말고 항시 깨어 있으라내가 서 있는 이곳에서 깨어있고자 하면 이 자리에 좋은 말이 내 입에서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