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절개 있는 선비가 초야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고사성어 채미지가(採薇之歌)

박남량 narciso 2017. 3. 10. 10:40


절개 있는 선비가 초야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고사성어 채미지가(採薇之歌)



아들 무왕(武王)에 의해 문왕(文王)으로 추존된 서백(西伯)이 죽자 아들 발(發)이 뒤를 이었다. 곧 무왕(武王)이다. 무왕(武王)은 포악한 주(紂)를 쳐야 한다는 제후들의 동조에 힘입어 주(紂)를 토벌(討伐)하기로 결심하고 그것이 죽은 아버지의 뜻임을 나타내기 위해 서백(西伯)의 위패(位牌)를 수레에 태우고 정벌 길에 올랐다. 이때 백이(伯夷)와 숙제(叔齊)가 나타나 무왕(武王)이 타고있던 말 앞에 엎드려 만류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의 장례(掌禮)도 치르지 않고 전쟁(戰爭)을 일으키는 것은 효(孝)라고 할 수 있습니까? 또한 신하로서 임금을 치는 것을 인(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이 때 무왕(武王)의 좌우에 있던 신하들이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를 죽이려고 하자,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이 "이 사람들은 의로운 사람들이다."라며 살려 보냈다. 무왕(武王)이 은(殷)나라를 평정하자 천하가 무왕(武王)의 주(周)나라를 종주국(宗主國)으로 받들었다.

그러나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의리에 주(周)나라 곡식은 먹지 않겠다면서 수양산(首陽山)에 숨어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다가 굶어 죽은 것이다. 공자(孔子)를 비롯한 후세 사람들은 백이숙제(伯夷叔齊)를 청절지사(淸節之士)하였으며 그들의 의(義)에 대하여 이렇게 전한다.

"무왕(武王)과 태공(太公)의 마음은 한시라도 인군(仁君)이 없음을 두려워한 것이고,  백이(伯夷)와 숙제(叔齊)의 마음은 만세를 전할 인군(仁君)이 없음을 두려워한 것이니 이들의 의(義)는 병행하는 것이지 서로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백이숙제(伯夷叔齊)는 형제로서 은(殷)나라 고죽군(孤竹君)의 아들로서 백이(伯夷)가 형이고 숙제(叔齊)가 아우이다. 백이(伯夷)와 숙제(叔齊)가 굶어서 죽게 되었을 때 그가 지은 노래가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登彼西山兮(등피서산혜) 採其薇矣(채기미의)
以暴易暴兮(이포역포혜) 不知其非矣(부지기비의)
神農禹夏忽焉沒兮(신농우하홀언몰혜) 我安適歸矣(아안적귀의)
于嗟徂兮(우차조혜) 命之衰矣(명지쇠의)

저 서산에 올라 고사리를 캐노라. 포악함으로 포악함을 바꾸니 그 잘못을 알지 못하네. 신농(神農) 우순(虞舜) 하우(夏禹)의 도가 홀연히 사라지니 나는 어디로 돌아갈까. 아아! 가리라 명이 쇠하여졌구나.


사기 백이열전(史記 伯夷列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채미지가(採薇之歌)이다.

채미지가(採薇之歌)란 백이(伯夷)와 숙제(叔齊)가 고사리(薇)를 캐다가(採) 불렀다는 노래이다. 곧 절개 있는 선비가 초야에서 부르는 노래를 일컫는 말이다.<꽃사진: 덜꿩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