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장을 회초리로 쳐서 생전의 원한을 갚는다는 고사성어 가편사시(加鞭死屍)
초(楚)나라 평왕(平王 BC528-BC516)은 태자비를 진(秦)나라에서 얻고자 사신을 보냈다. 그런데 진나라의 공주가 너무 아름다워 사신은 평왕(平王)에게 태자비로 삼을 게 아니라 왕비로 삼을 것을 간하여 신하의 아첨에 왕비로 삼았다.
그때 사신으로 간 사람이 불부기(弗不忌)로 그는 태자의 교육기관에서 소부(小傅)의 자리에 있었으나 태자를 가르치는 태부(太傅)인 오자서(伍子胥)의 아버지 오사(伍奢)의 부하였다. 불부기(弗不忌)는 임금에게 아부하여 승진할 기회를 잡았으나 오사(伍奢)가 장애물이었다. 이에 불부기(弗不忌)는 이렇게 헐뜯었다.
"오사(伍奢)는 아내를 가로채인 태자의 원한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오사(伍奢)를 제거하지 않으면 장차 큰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평왕(平王)은 오자서(伍子胥 BC?-BC485)를 불러 이렇게 명령을 하였다.
"네가 태자를 죽이지 않는다면 너의 목숨을 대신 내놓아야 한다."
오자서(伍子胥)는 평왕(平王)의 명을 따르는 척하고는 태자를 외국으로 도망시켰다. 그러자 불부기(弗不忌)가 다시 평왕(平王)에게 말했다.
"오사(伍奢)에게는 오자서(伍子胥)와 그의 형인 오상(伍尙) 두 형제가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유능하여 늘 아비인 오사(伍奢)를 돕고 있습니다. 만약 이 두 형제를 제거하지 않으면 오사(伍奢)와 함께 걱정거리가 될 것입니다."
평왕(平王)은 불부기(弗不忌)의 말을 듣고 오사(伍奢)에게 두 아들을 나라 밖으로 내쫓아라고 하면서 오상(伍尙)과 오자서(伍子胥)에게 사신을 보내 왕궁으로 불러들여 오사(伍奢)와 오상(伍尙)을 죽여 버렸다. 오자서(伍子胥)는 도망하여 오(吳)나라 요(僚 재위BC526-BC515)임금을 섬긴다. 그곳에서 초나라의 평왕(平王)을 토벌하기 위해 계획을 추진하는 동안에 평왕(平王)이 죽고 말았다.
그러나 원한이 뼈에 사무친 오자서(伍子胥)는 요 임금의 뒤를 이어 합려(闔廬 재위BC514-BC496)가 임금이 되자 다시 초(楚)나라 토벌을 진언하여 초(楚)나라 수도를 공격한다. 오자서(伍子胥)의 집념은 10년을 기다렸던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오자서(伍子胥)는 평왕(平王)의 무덤을 파헤치고 그 송장을 꺼내 삼백 회에 걸쳐 매질을 함으로써 분을 풀었다고 씌어 있다.
사기(史記) 오자서전(伍子胥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가편사시(加鞭死屍)이다.
가편사시(加鞭死屍)란 송장을 회초리로 쳐서 생전의 원한을 갚는다는 뜻으로 죽은 사람의 언론이나 학문 그리고 행위 따위를 공격한다는 말로 쓰인다.<꽃사진: 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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