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여 위험한 장난의 결말을 보세요
나는 이상한 호기심을 느껴 어느 날 정신병원에 갔습니다. 나는 어두운 복도를 지나 원장의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에서 나는 그 기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허락이 떨어지자 원장 조수가 즉시 나를 커다란 정원으로 안내했습니다. 그곳에는 각각 상이한 조건의 다양한 나이층의 여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녀들은 모두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불쌍한 여자들을 보자 나는 마음이 몹시 아팠습니다.
한쪽 구석에 어느 여인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옷으로 가린 채 걷고 있었습니다. 나는 왜 그녀가 그렇게 하고 있는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날은 매우 더운 날이어서 그렇게 옷을 입을 하등의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춥습니까?"
"아니오."
그녀는 얼굴을 더욱 가리면서 다정하게 대답했습니다.
"남자들은 내 얼굴을 볼 수 없어요. 여기는 수녀원이에요.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그런 대답을 듣자 나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내개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그 미친 여자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당신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군요. 내 친구 이사벨은 남자들에게 얼굴을 보여주었다가 커다란 봉변을 당했어요. 나는 그녀의 운명처럼 되길 원치 않아요. 이제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나는 미친 사람이 자신들을 합리화하는 방식에 놀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 잘 알겠어요."
그러자 미친 여자는 계속해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사벨은 아주 예쁜 여자였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상냥함과 착한 행실을 우러러보았어요. 나는 그녀가 엔리케와 결혼하려고 했던 것을 기억해요. 엔리케는 젊은 변호사였는데 그녀를 무척이나 살아하고 있었어요."
그 말을 듣자 나는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엔리케가 결혼 전에 죽었군요. 그렇죠?"
"아니에요. 이사벨과 엔리케는 어느 날 카니발 가면무도회에 갔어요. 카니발은 악마들이 설쳐대는 시기지요. 무척이나 더웠기 때문에 이사벨은 가면을 벗었어요. 몇 곡 춤을 춘 후에 그녀는 엔리케의 품에 안겨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베네치아식으로 긴 망토를 두른 악마의 옷을 입은 남자가 다가와 그녀에게 다정하게 말했어요."
나는 우리 할머니가 들려준 귀신 이야기를 생각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귀신처럼 사라졌군요."
"사라졌다고요? 아니에요. 그는 이사벨에게 다가와 악마처럼 고의적으로 조그만 소리로 그날 밤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겠다고 말했어요. 이사벨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창피함을 숨기려고 했지요. 이 말을 옆에서 들은 엔리케는 잠시 자기 애인을 의심했어요. 이 남자가 도대체 누구이기에 자기의 아내가 될 여자한테 겁 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긴 망토를 두른 남자는 이사벨의 귓가에 대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번 밤에 말했던 것을 잊지 말아."
목소리의 어조와 태도로 보아 그녀를 익히 잘 알고 있는 남자 같았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군중 속에 휩싸여 미끄러지듯이 사라졌어요. 그러자 엔리케는 갑자기 자기 애인을 의심하게 되었지요. 이사벨일 무언가를 숨기고 있고 그래서 이 신원 미상의 경쟁자에 관한 설명을 요구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사벨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엔리케의 잔뜩 화난 질문에 만족스럽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요."
나는 그 이야기가 몹시 궁급하여 그녀의 말을 끊고 물었습니다.
"그 사탄이 도대체 누구였지요?"
하지만 미친 여자는 내 말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했습니다.
"이사벨은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녀가 설명하면 할수록 그것은 그녀를 더욱더 의심스럽게 만들 뿐이었어요. 왜 그 남자는 도망쳤을까? 무엇 때문에 그들이 비밀리에 말했을까? 왜 이사벨은 이렇게 당황하는 것일까? 왜 이런 식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엔리케는 그녀의 배신을 알게 된 자기 자신이 싫어지고 두려웠어요.
이런 사건은 그의 순수한 이성을 파괴했어요. 그는 단지 그 저주스런 장소에서 벗어나 울면서 자신의 불행을 달래고 싶었어요. 그는 허망한 세상이 괴로웠어요. 그래서 아무 말 없이 이사벨과 함께 밖으로 나갔어요. 이제 그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고 듣고 싶어하지도 않았어요.
그는 이사벨을 집에 데려다주고 아랫길로 뛰어내려왔어요. 그는 그 장소를 영원히 멀리하고 싶었거든요. 이사벨은 늙은 하녀와 함께 집에 남아 있으면서 하염없이 울었지요. 그녀의 아버지는 도시 외곽으로 출장 나가 있었어요. 엔리케는 그 집에 다시는 오지 않았어요."
나는 갈수록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럼 지금 이사벨은 어디 있나요?"
"이사벨은 죽었어요. 가장 친한 친구가 죽는 것을 보자 나는 수녀가 되기로 결심횄어요. 그래서 나는 지금 여기에 있는 거예요. 이제 내가 왜 온몸을 칭칭 동여감고 있는지 알겠어요?"'
미친 여자는 이렇게 자기 이야기를 끝냈다. 그녀는 내게서 멀어지면서 나무 숲 뒤로 몸을 숨겼습니다. 나는 원장실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정신병원 원장이 이야기를 마무리지어주었습니다.
이사벨, 그러니까 미친 여자의 친구는 바로 ..... 바로 그 미친 여자였던 것입니다.
"그럼 베네치아식으로 긴 망토를 입은 남자는 누구였지요?
"누구였냐구요?"
정신 병원 원장이 되레 내게 물었습니다.
"그는 그녀의 아버지였어요. 그는 카니발 기간 중에 장난을 치면서 즐겁게 보내려고 했지요.. 그는 무도회에서 일찍 돌아왔지만 그날 밤 급한 업무 때문에 여행을 떠나야만 했어요.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자 자기 딸에게 경위를 설명하려고 하였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어요. 그 머리에는 더 이상 이유라는 게 들어갈 여지가 없었거든요."<꽃사진: 꽃양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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