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서 쓸모를 찾아내는 지혜를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고 합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5. 23. 10:03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서 쓸모를 찾아내는 지혜를 무용지용(無用之用)이라고 합니다



석(石)이라는 유명한 목수가 제(齊)나라를 여행하였습니다. 어느 곳에 이르자 서낭당 앞에 큰 도토리나무를 보았습니다. 그 나무둘레는 백 아름이나 되었고 높이는 열 길이나 언덕 위에 솟아 있었으며 나뭇가지를 자르면 배 10여척을 제조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나무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시장바닥처럼 몰려들었으나 그 목수는 쳐다보지도 않고 뒤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목수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제가 선생님께 목수일을 배워 대패와 자귀를 잡은 뒤로 저렇게 훌륭한 재목은 본 일이 없습니다. 선생님은 어째 쳐다보지도 않으십니까?"

제자의 질문에 목수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만두어라. 얘기할 가치도 없다. 그 나무는 소용없는 물건이니 배를 만들면 침몰할 것이며, 관곽을 만들면 곧 썩을 것이다. 문짝을 만들면 뒤틀릴 것이고, 세간을 만들면 쉽게 깨질 것이며, 기둥을 만들면 좀먹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도 베는 이가 없어 지금까지 크도록 가만둔 것이다."

목수가 집에 돌아온 뒤 꿈에 그 나무를 만났습니다. 나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를 무엇과 비교했는가? 결이 고운 나무와 비교했는가? 앵두, 사과, 배, 귤, 등 과일 열리는 나무를 보라. 과일이 익으면 모욕을 받으니, 큰 가지는 꺾이고 작은 가지는 부러뜨려진다. 그래서 나무의 가치가 손상되고 수명을 제대로 살 수가 없다. 세상에 추어 주는 통에 멸망을 초래하여 늙기 전에 죽는 것이다. 반면 나는 쓸데없는 것이 되려고 오랫동안 노력했고, 그래서 나 자신에게는 극히 유용해졌다. 내가 어딜 쓸 데가 있었다면 이렇게 높이 자랄 수 없었을 것이다."

나무의 말을 듣고 꿈을 깬 목수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나무를 보통 표준으로 판단하려 함은 잘못이었다. 사람들은 소용되는 물건의 유용성은 안다.그러나 무용물의 유용성은 모르고 있다."

장자(莊子)는 우화를 통해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서 쓸모를 찾는 지혜인 "무용지용(無用之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우리는 "유용지용(有用之用)"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래서 눈앞에 있는 작은 이익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괴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쓸모가 있으면 가치를 부여하고 쓸모없다고 생각하면 내팽개치는 것이 "유용지용(有用之用)"입니다. 인간도 역시 하나의 도구로 내팽개져질 수 있습니다.

"무용지용(無用之用)"은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서 쓸모를 찾아내는 지혜를 말합니다. "사람들은 소용되는 물건의 유용성은 안다. 그러나 무용물의 유용성은 모르고 있다."면서 가치관의 전환, 관점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상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용(無用)해 보이는 것에서 새로운 각도에서 해석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찾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꽃사진: 금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