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작가 미상의 <감로탱화(甘露幀畫)>

박남량 narciso 2017. 8. 19. 11:52


우리 미술관 옛그림

작가 미상  <감로탱화(甘露幀畫)>


감로탱화(甘露幀畫)는 조선 시대에 새롭게 탄생한 불교 그림으로, 죽은 자를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비는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옛날에는 어려운 한자를 모르는 일반 백성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알고 싶어도 불경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불교의 가르침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감로탱화(甘露幀畫)같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감로탱화(甘露幀畫)는 불교적 세계관 속에 우리 전통의 조상 숭배 사상과 민간 신앙이 녹아 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와 가까운 불화입니다.

감로(甘露)는 중국 전설에 나오는 신비한 이슬로 임금이 어진 정치를 베풀면 하늘이 그 상서(祥瑞)의 징조로 내린다는 달콤하고 신령스런 이슬을 말합니다. 향기가 좋고 꿀같이 달다고 하여 이것을 마시면 갈증과 마음의 번뇌가 사라지고 삶의 의지가 되살아난다고 합니다.


이 그림에는 목련존자(目連尊子)에 얽힌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목련존자(目連尊子)는 부처님의 십대 제자 중 하나로서, 제자들 가운데 신통력이 가장 뛰어난 분입니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지옥의 아귀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신통한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 도움을 청하자 부처님은 여러 음식을 차려 놓고 공양을 드리면 극락세계에서 복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목련존자(目連尊子)는 그 가르침에 따라 공양을 드려 결국 어머니늘 구출하였다고 합니다. 이 불교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그림이 감로탱화(甘露幀畫)입니다. 감로탱화(甘露幀畫)는 여러 가지 장면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三世)의 사건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감로탱화(甘露幀畫)는 지옥에 빠진 가엾은 중생을 극락으로 이끄는 전 과정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맨 위에는 가련한 중생들의 영혼을 맞이하는 부처님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화면 한가운데는 갖가지 음식을 차려놓은 큰 재단이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한 가운데를 유심히 보시면 음식을 차려 놓은 커다란 상 아래쪽을 보면 입에서 불을 뿜고 있는 괴물이 있습니다. 바로 지옥의 아귀 귀신입니다. 아귀는 굶주림의 고통을 상징하는데 배가 산처럼 크고 목구멍은 바늘처럼 좁기 때문에 아무리 먹어도 배가 채워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죽어서 아귀의 지옥에 빠진 사람은 극심한 배고픔과 목마름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맨 아래를 보면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온갖 고통과 죽음의 순간을 묘사해 놓았습니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모습, 집이 무너져 깔려 죽는 모습, 불길에 휩싸여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창을 겨누며 전쟁하는 모습 등이 보일 것입니다. 감로탱화(甘露幀畫)는 조선시대의 생활모습이 잘 드러나 있어 한폭의 풍속화로서도 손색이 없어보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