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사임당(申師任堂)의 <오이와 메뚜기>

박남량 narciso 2017. 8. 14. 16:21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  <오이와 메뚜기>

 

사임당(師任堂) 신씨(申氏)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은 아들 율곡에게 있어 어머니이면서 스승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머니의 행실 하나하나 어머니의 가르침 하나하나 마음에 새겨 표현한 그의 '선비행장(先妣行狀)'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선비(先妣)란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이르는 말이며 어머니의 행적을 기리기 위해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쓴 글입니다.

"어려서 경전에 통했으며 글도 잘 짓고 글씨도 잘 썼습니다. 또 바느질도 잘하고 수놓기까지 정묘(精妙)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천성도 온화하고 얌전했으며 지조가 정결하고 거동이 조용했습니다. 일 처리에 있어 편안하고 자상했으며 말이 적고 행실을 삼가며 또 겸손하였습니다."

<오이와 메뚜기> 그림에는 여자의 지조를 상징하는 패랭이꽃이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탐스런 오이 두 개가 잘 익어 오이넝쿨 아래쪽에 늘어진 모습으로 그려져 있으며 한참 자라고 있는 오이 한 개가 달려 있습니다. 메뚜기가 뛰어 오를 듯한 모습으로 땅위에 그려져 있으며 패랭이꽃과 오이넝쿨 위로 나비가 날고 있습니다. 오이의 많은 씨와 번식력은 다산(多産)을 의미하므로 그림속의 주렁주렁 달린 오이는 많은 자손을 의미합니다. 날고 있는 나비(蝶)는 장수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메뚜기는 전해지는 일화가 있습니다.
사임당(師任堂)이 어린 시절 메뚜기 그림을 그렸는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림 속의 메뚜기가 살아있는 듯 하여 지나가던 닭이 벌레를 잡아먹으려고 그림속의 메뚜기를 쪼아 그린 그림을 망쳐놓았다고 합니다.